은행 부문 올해의 CEO

[스페셜 리포트] 2021 올해의 CEO
약력 : 1963년생.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 2006년 연세대 MBA. 1988년 우리은행 입행. 2011년 우리은행 아크로비스타지점 지점장. 2012년 우리은행 무역센터금융센터 센터장. 2017년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2018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 2020년 우리은행 은행장(현).
약력 : 1963년생.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 2006년 연세대 MBA. 1988년 우리은행 입행. 2011년 우리은행 아크로비스타지점 지점장. 2012년 우리은행 무역센터금융센터 센터장. 2017년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2018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 2020년 우리은행 은행장(현).
23년 만에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됐다. 오랜 숙원의 중심에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역량이 뒷받침됐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9867억원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0.21%를 기록했고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총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65%, 10.32%로 탄탄한 재무 구조를 보였다.

기업 신용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도 좋았다. 지난 6월과 7월 세계 3대 국제 신용 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우리은행의 장기 신용 등급을 각각 ‘A+’, ‘A’로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대표 ESG 평가 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하반기 ESG 평가에서 우리은행에 대해 전체 최고 등급인 ‘AA(최우수)’로 투자 적격 등급을 부여했다.

고무적인 성과를 이끈 주인공은 권광석 행장이다. 그는 사모펀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영업 상황에서도 조직 안정화와 실적 개선에 성공했는데 특히 현장 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권 행장은 영업 현장 곳곳을 방문하는 등 ‘발로 뛰는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올해는 거점 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밸류 그룹(VG)’ 제도 안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상반기 중 18일간 이동 거리가 약 4100km에 이르는 VG 영업 현장 순방 일정을 소화했고 하반기엔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간 지방 VG를, 11월엔 수도권 지역 VG를 순방하며 현장 경영을 이어가는 등 직원들의 영업 환경 개선에 힘썼다.

권 행장은 과감하고 적극적인 CEO로도 유명하다. 취임 당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은행 내부 방송으로 대신해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고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했던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와 임원진 회의 등을 전 직원에게 공개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6월 전면 시행한 복장 자율화도 권 행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당시 그는 “단순히 옷을 자유롭게 입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 은행으로 탈바꿈하는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하고 전담 조직을 확대하는 등 디지털 금융 기반 구축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디지털 전환’에 초석을 다졌다. 지난 5월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우리은행 DI추진단장(본부장)으로 영입하고 DT추진단을 디지털그룹으로 확대 격상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다. ‘기업 금융 강자’의 면모를 굳히기 위해 기업금융플랫폼부도 신설했다. 기업플랫폼 기획, 개발 및 운영 기능을 일원화해 기업금융 디지털 전환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 조직 체계(ACT)도 도입했다. ACT는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다. ACT의 리더는 기존 은행의 직책에 상관없이 부서장의 권한을 가지며 ACT 내 지원 업무는 관련 소관 부서가 대행해 주어진 미션 달성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달성 후 해체하거나 필요시 부서로 격상하는 구조다. ACT는 우리은행의 주요 신사업 기회 발굴과 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권 행장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 확대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난 1월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를 도입했고 4월 전 금융권 최초로 ‘우리아이(Eye) 계좌 조회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마이(My)택배 서비스’와 ‘마이편의점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우리원(WON)뱅킹 내 다양한 생활 금융 콘텐츠를 확보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했다.

앞으로도 우리은행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거머쥐기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먼저 ‘전 부문의 디지털화‧플랫폼화’를 핵심 과제로 내건다. 기존 금융 서비스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 친화적 서비스와 편의성‧접근성을 대폭 개선한 상품 개발 등에 집중하는 한편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내재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게 온라인 유통 플랫폼, 간편 결제 플랫폼 등과의 제휴 확대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개인 고객을 확보해 이자 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그래픽=박명규 기자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