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사 스탠다드 에너지
650억원 투자해 지분 15% 확보…2대 주주 올라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발화 위험 적고 고효율·고출력
고기능·배터리 소재분야 집중 공략

롯데케미칼이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탠다드 에너지의 지분 약 1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탠다드 에너지의 지분 약 1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전기차 충전과 신재생 에너지 저장에 용이한 바나듐이온 배터리로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롯데케미칼은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업체 스탠다드에너지에 약 650억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6일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투자한 스탠다드에너지는 카이스트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연구진이 2013년 설립한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배터리다.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고효율·고출력이 가능하며 산업용, 가정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ESS 시장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부터 바나듐, 아연 흐름 전지 등 ESS용 2차전지 소재를 연구해왔으며, 2019년부터는 바나듐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을 준비해왔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전략적 시너지 확대는 물론 롯데그룹 및 롯데케미칼의 국내 외 거점망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 도심항공교통(UAM), 재생에너지 활용 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6년까지 약 120조원(약 10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ESS에 적합한 특성을 갖춘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대와 태양광, 풍력 등 변동성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용하는 ESS의 필요성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석화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고기능·배터리 소재분야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1년 5월 약 2100억 원을 투자해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인 EC와 DMC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또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양극·음극·분리막·전해액)의 하나인 분리막 소재 사업을 2025년 10만톤,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이사는 “탄소 중립 사회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과 더불어 이를 안전하게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롯데케미칼은 탄소 중립, 수소 사회 진입 등에 대비해 선진 기술 기업에 선제적인 투자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글로벌 기술 경쟁 시대에 적극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