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시계에서 촉각 패드·디스플레이·키오스크까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기술력

[스페셜 리포트] ‘사회 문제 해결’…2022년 주목받는 소셜 벤처 : 닷
소셜 벤처 닷이 개발한 300셀로 구성된 촉각 디스플레이 ‘닷 패드’. 사진=닷 제공
소셜 벤처 닷이 개발한 300셀로 구성된 촉각 디스플레이 ‘닷 패드’. 사진=닷 제공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기업이 있다. 소셜 벤처다. 한국의 소셜 벤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도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 속에서 그 세를 더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에 따라 대기업들도 소셜 벤처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이익까지 창출하는 주목할 소셜 벤처를 살펴봤다.



소셜 벤처 닷은 110여 개의 특허를 가진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으로, 혁신 기술로 ‘배리어프리(barrier-free)’한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김주윤·성기광 공동 창업자가 2015년 설립해 올해 창업 7년을 맞았다.

닷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조금 더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닷은 촉각 셀과 점자 번역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촉각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2017년 시각 장애인에게 스마트폰의 정보를 알려주는 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워치 ‘닷워치’ 출시를 시작으로 2020년 모든 장애인이 쉽게 정보를 확인하도록 만든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론칭했다.

4셀로 된 디스플레이인 닷 워치는 미국의 시각 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사용하는 시계로도 주목받았고 2021년 6월 문재인 대통령과 스페인에 국빈 방문했던 김정숙 여사가 국립시각장애인기구 온세(ONSE)재단에 기증해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이어 출시한 300셀로 구성된 촉각 디스플레이인 ‘닷 패드’는 미국에서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래픽=임지행 기자
그래픽=임지행 기자
닷은 2022년 9월부터 4년간 미국 교육부를 통해 미국 내 모든 시각 장애인 학교에 닷 패드를 공급하는 정부 프로젝트의 독점 공급자에 선정됐다.

닷 패드를 통해 학습 교과서의 그래픽을 학생과 교사가 원할 때 실시간으로 점자와 촉각 이미지로 표시할 수 있어 시각 장애인이 도형·기호·표·차트 등을 만질 수 있는 제품이다.

PC, 모바일, 교실 내 전자 칠판 등에 나온 그림을 바로 디스플레이에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각 장애인 학생이 엑셀을 비롯해 키노트나 파워포인트에서 시각 요소 디자인을 훨씬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국립고궁박물관 1층 디지털 문화유산 나눔방의 촉각 체험 구역에 설치된 닷의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 사진=닷 제공
국립고궁박물관 1층 디지털 문화유산 나눔방의 촉각 체험 구역에 설치된 닷의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 사진=닷 제공
닷은 2021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도 한국에서 최초로 출시했다. 기존 키오스크에 시각·청각·지체 장애인을 위한 보조 공학 기술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현재 한국의 박물관·구청·시청·지하철 등에 납품되고 있고 미국 애리조나대와 오스트리아 빈공항 등에서 실증 사업(PoC)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이처럼 공공 인프라를 중심으로 설치되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조달에도 등록되며 향후 한국에서 영역 확대와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아름 닷 소셜임팩트 디렉터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중심으로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사용하는 유니버설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닷은 기술 기반의 소셜 벤처로서 확실한 미션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이 겪는 정보 격차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며 모든 구성원을 포용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닷의 누적 투자 금액은 166억원이다. 현재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