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16개에서 뽑은 원사를 가방 소재로
자투리 원단 생기지 않는 니트 공법 활용
효성티앤씨도 지분 투자…대기업도 러브콜

[스페셜 리포트] ‘사회 문제 해결’…2022년 주목받는 소셜 벤처 : 플리츠마마
폐페트병 16개에서 뽑은 원사를 소재로 만든 니트 플리츠 가방. 사진=플리츠마마 제공
폐페트병 16개에서 뽑은 원사를 소재로 만든 니트 플리츠 가방. 사진=플리츠마마 제공
플리츠마마는 패션 업체에서 일하던 왕종미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이다. 모든 가방을 폐페트병에서 뽑은 리사이클 원사를 활용해 니트 기법으로 만든다.

폐페트병을 소재로 삼은 이유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줄여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폐페트병은 유리병이나 알루미늄 캔보다 상대적으로 재활용하기가 쉽다.

유리병은 무거워 운송할 때 더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하고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알루미늄 캔은 고열의 용해로에 넣고 녹일 때 폐페트병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한국에서 생산된 폐페트병을 사용하면 원사를 개발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도 최소화할 수 있다. 제품의 제작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플리츠마마의 경영 철학이다.

페트병과 플라스틱은 분해되기까지 100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왕 대표는 이미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가급적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 니트 공법을 활용했다.

일괄적으로 직조된 원단을 재단해 봉제하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하나 성형해 편직하기 때문에 재단으로 인해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이 생기지 않는다. 이 과정을 거쳐 폐페트병 16개가 1개의 가방으로 탄생한다.

플리츠마마는 2018년부터 친환경 소재 기업인 효성티앤씨와 함께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으로 만든 니트 플리츠 가방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인연을 맺었다.

2020년 4월 제주시와 ‘리젠 제주’, 2021년 3월 서울시와 ‘리젠 서울’, 4월 여수광양항만공사와 ‘리젠 오션’ 등 다양한 친환경 협업 프로젝트를 이어 가고 있다.

2021년 6월 효성티앤씨에서 지분 투자도 받았다. 대기업들과 협업 사례도 늘고 있다. 플리츠마마는 삼성물산 빈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동화약품 활명수 등과 다양한 친환경 굿즈를 만들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