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윤상현·윤여원, 코스맥스 이병만·이병주…‘기업 가치 키우기’ 몰두

[비즈니스 포커스]
코스맥스 전경.(사진=코스맥스)
코스맥스 전경.(사진=코스맥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기업들이 주력 분야인 화장품 제조·생산을 넘어 건강기능식품(건기식)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ODM 제조사들은 뷰티 시장에서 다진 기술력과 제조 노하우를 건기식까지 확장할 수 있다. 동시에 화장품 시장에서도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오너가 2세들이 경영 전면에 서기 시작했다. 한국콜마는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장남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장녀 윤여원 콜마비엔에이치 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 차남 이병수 코스맥스USA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그룹의 2세 경영인들은 모두 1970년대생으로 40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향후 각 그룹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이 급변하는 만큼 경영 전면에 나선 이들에겐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해야 할 과제가 주어져 있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사진=한국경제신문)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사진=한국경제신문)

화장품 넘어 전 영역 챙기는 윤상현 부회장
‘2세 경영’ 본격화된 ODM 맞수 한국콜마·코스맥스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은 2019년 12월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한국콜마의 2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윤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29.21%를 가진 최대 주주다.

윤 부회장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근무한 후 한국콜마에 기획관리부문 상무로 입사했다. 그 후 한국콜마 대표이사와 HK이노엔 대표이사직을 수행해 왔다. 또 한국콜마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2020년 한국콜마 대표이사직을 사임했고 현재는 한국콜마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전체 그룹이 나아갈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콜마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각 영역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앞으로 제약·화장품·건기식에 이어 바이오 기술까지 융합한 글로벌 수준의 융합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콜마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동시에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윤 부회장은 “올해 한국콜마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혁신을 이끌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 살 터울의 동생 윤여원 사장은 2020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1년 한국콜마 마케팅팀에 입사했고 2009년부터 콜마비앤에이치 자회사인 에치엔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8년에는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으로 한국콜마의 건기식 사업 성장에 기여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기식 개별 인정형 원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3개의 원료를 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올해도 시장 경쟁력이 있는 천연물 위주의 소재를 발굴하고 개별 인정형 원료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창립 30주년…중책 맡은 코스맥스 2세들
‘2세 경영’ 본격화된 ODM 맞수 한국콜마·코스맥스
코스맥스그룹의 2세 경영자들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20년이다. 이경수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이병만·이병주 사장은 2020년 3월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장남 이병만 사장은 홍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코스맥스비티아이 기획조정실 총괄을 거쳐 2019년 코스맥스 사장에 선임됐다. 코스맥스 차이나 설립을 주도하면서 그룹 내에서 중국 뷰티 시장 진출에 큰 몫을 해 왔다.

올해 대표이사 취임 3년째를 맞는 이병만 사장은 2022년 코스맥스의 계획에 대해 “화장품·건기식·의약품 연구·개발·생산 사업 고도화와 제조업자 브랜드 개발 생산(OBM) 사업 육성을 통해 미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코스맥스그룹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갖춘 ‘뷰티·헬스’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남 이병주 사장은 지난해 3개월 만에 코스맥스비티아이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현재는 코스맥스USA 사장으로 재직하며 미국 사업을 도맡고 있다.

그동안 이병만 사장은 한국과 중국을, 이병수 사장은 한국과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코스맥스의 해외 시장 진출에 큰 역할을 해 온 셈이다. 이병만 사장은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지분 3%를, 이병주 사장은 2.77%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19.23%, 부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은 20.62%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코스맥스가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2022년 코스맥스는 OBM 사업과 건기식 사업 매출 확대를 통해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코스맥스는 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연구혁신센터 조직을 개편하고 5개 연구소를 신설했다. 또 한국 대학들과 협업 연구를 확대하고 해외 법인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도 높여 갈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올해 구매 발주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화장품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또 브랜드&콘텐츠 전략팀을 신설해 화장품 사업을 원하는 고객사에 전문적인 브랜드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OBM 사업도 본격화한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