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잔치 카드업계, 수수료율 인상 약발 먹힐까
지난해 높은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잔치를 벌인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율 인상에 나선 가운데 카드업계가 내세운 '수익성 악화 우려'라는 명분에 약발이 먹힐까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2021년 매출 4조912억원, 영업이익 8222억원, 순이익 606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1%, 영업이익은 20.19%, 순이익은 19.16% 늘어난 수치다.

삼성카드는 2021년 매출 삼성카드는 3조5881억원, 영업이익 749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6.6%, 영업이익은 40.2% 증가세를 보였다. 순이익은 5511억원으로 38.2% 늘었다.

카드업계는 영업이익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3년만의 수수료율 재협상 시점인 올해 대형가맹점에 한해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카드사는 수수료율 협상 대상인 가맹점에 인상 의지를 담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수수료율 인상 추진 업종은 연 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자동차, 항공, 대형마트, 통신 등의 가맹점이다. 연매출이 3억원을 넘지 않거나 30억원 이하인 영세, 중소 가맹점들은 정부와 여당에서 수수료율을 재산성해주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다.

카드업계는 영세, 중소 가맹점 수수료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코로나 19 지속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인상 명분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형가맹점들이 오히려 수수료율을 깎아달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제기돼 협상 타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3년 전인 2019년 당시에도 비슷한 진통이 있었다.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에 맞서 현대차가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를 대상으로 결제를 거부했다.

대형가맹점들은 전체 가맹점의 4.5% 정도를 차지하지만 매출이 큰 대기업들로 카드사보다 협상력이 우위에 설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업종인만큼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펼칠 수도 있다.

또 카드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만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수수료율 인상에 나선다면 대형가맹점들이 펼치는 여론전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가맹점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초유의 호실적을 거둔 상황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수수료율을 올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상황에서도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카드업계가 솔선수범해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