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열성팬으로 바꿔라” 황현식 ‘찐팬’ 전략 적중
영업이익 1조 육박 ‘사상 최대’

[비즈니스 포커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비통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취임 2년 차를 맞은 황 사장은 2021년 6월 첫 기자 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비통신 사업 분야의 매출 비율을 20% 수준에서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황 사장은 고객 중심 경영으로 ‘찐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찐팬 전략은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LG 팬덤 만들기 전략이다. 황 사장은 “뼛속까지 고객 중심을 실천해 LG유플러스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해 열광하고 이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찐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 내부에서 성장한 인물로는 첫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20여 년의 풍부한 통신사업 경험과 온화한 리더십으로 그룹 안팎에서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사장은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해 강남사업부장·영업전략담당 등을 역임하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업과 영업 전략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다. 이후 LG통신서비스팀을 거쳐 2014년에 다시 LG유플러스에 합류했다.

황 사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LG그룹에선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부터 모바일·IPTV·인터넷 등 스마트 홈을 통합한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을 맡아 LG유플러스의 유·무선 사업을 이끌었고 2021년 3월부터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황 사장의 찐팬 전략에 힘입어 LG유플러스는 2021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이 전년보다 3.2% 증가한 13조8511억원, 영업이익은 10.5% 늘어난 9790억원을 기록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 수익에서 단말 수익을 제외한 서비스 수익 역시 전년보다 4.5% 늘어난 11조678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별도 기준 서비스 수익을 전년보다 5% 늘리겠다는 목표다. 유·무선 사업의 질적 성장과 신사업을 포함한 기업 인프라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지속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비통신 매출 30%로 키운다” 탈통신 속도전

2021년 무선 수익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6조547억원을 기록했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알뜰폰(MVNO) 가입자 증가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전체 무선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1798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5G 가입자가 전년 대비 약 67.9% 늘어난 462만7000명을 기록하면서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 중 5G 고객이 40.5%의 비율을 차지했다. MVNO 가입자 또한 전년 대비 49.1% 늘어난 283만3000명을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스마트 홈과 기업 인프라 등 비통신 사업도 고르게 성장했다. 스마트 홈 부문은 IPTV와 초고속 인터넷이 모두 성장하며 전년 대비 9.5% 늘어난 2조2037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IPTV 수익은 가입자 수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9.6% 늘어난 1조2556억원을 기록했다.

‘디즈니 플러스’, ‘U+아이들나라’ 등 핵심 콘텐츠와 함께 ‘U+tv 사운드바블랙’ 등 사운드 기능을 강화한 셋톱박스를 통해 차별화된 시청 환경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IPTV 가입자는 전년보다 8.2% 증가한 534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초고속 인터넷은 전년 대비 9.2% 늘어난 948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가입자 또한 475만8000명으로 2020년 대비 5.1% 증가했다.

신성장 동력인 기업 인프라 사업 수익 또한 전년 대비 10.7% 늘어난 1조4926억원을 달성했고 연간 솔루션 수익은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이 고성장하면서 전년 대비 21.8% 증가한 4886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과 기업 회선 사업 수익은 각각 2584억원, 7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3.7%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호두랩스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호두랩스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외부 수혈로 콘텐츠·신사업 경쟁력 강화

LG유플러스는 올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스마트팩토리·스마트모빌리티·AI콜센터의 핵심 역량을 높여 신규 사업 수주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 ‘5G 스마트항만’ 등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B2B 신사업의 레퍼런스를 확대하고 있다.

황 사장은 비통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재 확보전에도 나섰다. 황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빼어남’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데이터·광고·콘텐츠 사업화 방안을 검토하고 인재와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4분기에 인건비 관련 일회성 비용 650억원이 발생한 것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정보통신기술(ICT)업계의 인재 확보 전쟁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ICT 기업들의 개발 인력에 대한 인건비 인상과 스카우트 광풍에 따라 인건비가 많이 증가했다”며 “우수한 인재들을 유출하지 않기 위해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부 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CJ ENM·하이브 출신의 이상진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1월에는 CJ ENM 출신의 미디어 콘텐츠 분야 전문가 이덕재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한 데 이어 미국 델타항공·AT&T 출신의 데이터 전문가 황규별 전무를 최고데이터책임자(CDO)로 잇달아 선임했다. 황 CDO는 데이터사업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전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활동을 이끌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찐팬 확보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콘텐츠 성장성과 확장성을 확보해 아이돌·스포츠·키즈 콘텐츠를 고도화하고 팬덤 기반의 커뮤니티를 플랫폼에 장착해 광고를 만들고 구독형과 B2B·B2C 상품까지 확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기술과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잠재적인 팬부터 슈퍼 팬까지 즐기는 콘텐츠 커뮤니티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잇단 투자…450조원 키즈 시장 집중 공략

LG유플러스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사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제휴·지분 투자·인수 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올해 1월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호두랩스에 2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2월 14일 에누마에 약 25억원을 투자했다.

호두랩스는 만 5~13세 아동을 대상으로 게임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호두랩스의 대표 상품은 게임형 영어 말하기 서비스인 ‘호두잉글리시’, 화상 교육 솔루션을 활용한 독서 강의 서비스 ‘땅콩스쿨’ 등이다.

에누마는 만 3~8세 아동을 대상으로 국어·수학·영어 등 기초과목 중심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8개 언어로 다양한 모드별·레벨별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토도수학’, 게임을 하듯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토도영어’, 한글 문해력 학습 서비스 ‘토도한글’ 등이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호두랩스, 에누마가 보유한 에듀테크 기술력과 콘텐츠를 활용해 아동 교육용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해에도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팩토리스튜디오와 몬스터스튜디오에 지분을 투자하며 콘텐츠 강화에 본격 뛰어든 바 있다.

LG유플러스가 교육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홀론아이큐는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2020년 약 250조원에서 2025년 약 450조원으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