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를 호령한 K콘텐츠 열풍을 이어 나가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에는 K콘텐츠가 전 세계 관객들의 기호를 사로잡으며 대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드라마 부문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오징어게임' 은 상영 당시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중 역대 최대 시청자 수 기록했다. 첫 4주간 시청 시간은 총 16억5045만 시간으로 집계됐고 시즌2 제작을 공식화 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 잡고 만든 드라마 '지옥' 은 공개되자마자 오징어게임을 밀어내고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순위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tvN을 통해 방영된 '갯마을차차차' 역시 넷플릭스 순위 10위 안에 들며 K드라마 다수가 상위 랭크에 포진했다. 새해를 맞아서도 K콘텐츠 열풍을 계속되고 있다. '지금우리학교는', '그해우리는' 등이 선전하고 있다.
이에 한국방송학회를 중심으로 학계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시장을 접수한 K콘텐츠 산업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움직임이다. 세제지원과 규제 완화가 핵심이다.
한국방송학회가 1월 16일 개최한 <미디어콘텐츠산업의 대도약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한양대 전범수 교수는 “2021년 세법개정안에 국내 OTT 사업자에 대해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으로 포함했으나, 세액공제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국내 제작비에 국한되며 일몰 시한이 다가오는 등의 한계가 있다”며 “해외와 국내 병행 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외국납부세액 전액을 세액 공제할 수 있도록 공제한도규제를 개선하고 한도초과액의 이월공제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0 년대 이후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들 간에 규제 적용의 측면에서 역차별 사례 등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OTT 콘텐츠 제작에 3% 수준의 세액공제가 이뤄지는 반면,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25~30% 수준의 투자 세액공제를 받고 있어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한다.
같은 날 서울여대 임정수 교수는 “뉴스보도 관련 언론 정책에 비중을 두며 상대적으로 미디어 정책에 비중이 실리지 못했고 플랫폼 중심적 시각의 논의가 지속됐다”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며, 관련 협의체 및 지원사업에서 부처간 역할이 중복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세특례제한법 등의 보완을 통해 국내 기업의 콘텐츠 투자여건을 조성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학회는 오는 2월 18일 <차기 정부의 미디어 정책 개선 방향과 바람직한 정책 제언>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으며, 3월에도 정부에 대한 미디어 정책 제언 세미나를 이어갈 계획이다.
K콘텐츠 지원을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종수 교수는 <영상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개선방안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영상콘텐츠 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과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세제지원의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했다.
박 교수는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극장에 다수의 사람이 모일 수도 없게 하고 대부분의 영상콘텐츠를 비대면으로 향유하도록 강요하고 있지만, 영상콘텐츠를 향유하는 매체를 획기적으로 다양화하고 국내외 OTT시장의 등장 및 활성화로 인해 바야흐로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창작하고 상품화할 수 있는 시장환경과 이를 위한 다방면에서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며, 그 중에서도 조세특례에 의한 간접지원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해당 산업분야에 핀셋 지원을 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와 국내 병행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해외에서 납부한 세액을 우리나라의 법인세 등을 신고납부할 때 공제해 이중과세를 제거함에 있어서도 외국납부세액 전액을 세액공제할 수 있도록 공제한도 규제를 개선하고 한도초과액의 이월공제를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해외 제작 영상콘텐츠 기업의 세부담을 대폭 완화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