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그래픽=박명규 기자
그래픽=박명규 기자
손태승(63)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내 전략통이자 인수·합병(M&A)의 승부사로 평가받는다. 2017년 우리은행 은행장에 선임돼 지주 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지주 출범 첫해인 2019년 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우리자산신탁을 그룹에 신규 편입했다. 이어 2021년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하는 한편 그룹의 완전 민영화라는 숙원을 이뤘다.

특히 해묵은 숙원을 풀어낸 데는 손 회장의 책임 경영이 주효했다. 그는 그간 우리금융의 주가가 떨어지는 고비 때마다 회사 주식을 매입하며 기업 가치 제고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은행장 재직 시절 5000주씩 3차례 주식을 매입했고 우리금융이 은행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엔 매년 주식을 사들였다. 현재 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주식 수는 총 10만8127주로, 3월 22일 종가(1만4900원) 기준으로 따지면 15억1378만원에 달한다.

손 회장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 왔던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서 내부 등급법 승인을 획득한 덕분인데, 이는 자금 활용에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가속 페달을 밝고 있다. 손 회장은 2021년 초 ESG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그룹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은행에 ESG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한편 그룹 ESG 경영에 대한 효율적 의사 결정과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위원으로 하는 ‘그룹ESG경영협의회’를 설치해 그룹사 간 ESG 경영 활동의 원활한 협조 체계를 마련했다. ESG 거버넌스를 한층 더 견고하게 하기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인 ‘ESG경영위원회’도 신설했다. ESG경영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 사내·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며 그룹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 ESG 부서를 지주에는 전략부문에, 은행에는 경영기획그룹에 각각 편제해 경영전략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기로 하고 ESG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젊은 여성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반 종합 금융그룹 체계 구축 속도

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기반의 종합 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올해의 경영 목표로 수립했다. 자회사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를 과감히 혁신하고 그룹 차원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한 차별적 서비스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디지털 현안에 대해 지주사·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FIS 등 디지털·정보기술(IT) 조직과 영업 현장 실무자로 구성된 ‘레드팀’과 ‘블루팀’을 보텀업 방식으로 운영한다.

디지털·IT 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레드팀은 그룹 디지털혁신의 바른 소리 전담 조직이다. 각종 디지털 관련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에 대해 실무자 관점에서 살아있는 의견을 가감없이 제안하고 있다. 그룹 공동 사업 확대 필요성, 서비스 품질 개선 방안 등이다.

MZ세대로 구성된 블루팀은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공급자 관점이 아닌 소비자 관점에서의 서비스 구현이 최우선시 되면서 현장에서의 고객의 반응과 불만 사항을 유관 부서에 전달해 신속하게 개선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담 지원 제도 디딤(DIDIM)도 운영하고 있다. 디딤은 ‘디지털(Digital)·정보통신기술(ICT)·데이터 이노베이션 매니저(Data Innovation Manager)’의 영문 약자로,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디지털 혁신 도약을 위한 지지대 역할을 의미한다. 우리금융캐피탈·우리종합금융·우리금융저축은행 등 디지털 경험이 부족한 신규 편입 자회사와 소규모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지주사 디지털 실무자들이 각 자회사와 디지털 전환(DT) 관련 핵심 소통 채널을 구성하고 전담 지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자회사 디지털 부서 임직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디지털 이슈 사항을 발굴하고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FIS 등 디지털 역량이 충분한 자회사와 연계해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그래픽=박명규 기자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