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이재근(56) KB국민은행장은 은행 내 손꼽히는 브레인이다. 경영기획그룹 상무와 전무를 역임했고 2019년 KB국민은행 노조 파업 당시 총파업상황반장을 맡아 사태를 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며 정무 감각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행장은 올해 초 취임사에서 디지털 신사업 강화로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디지털콘텐츠센터·고객경험디자인센터 등의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 관점에서 고객 접점의 전 과정을 점검·개선하고 플랫폼의 트래픽과 타임 셰어링 증대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스타뱅킹 등 KB의 플랫폼을 ‘슈퍼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화시켜 나가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또 빅테크에 대응해 KB플랫폼의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 조직으로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체계적 대응을 담당하는 디지털신사업부와 KB 인증 생태계 확장을 담당하는 인증사업부를 신설한다. 디지털 기반의 생활 금융 서비스를 확산하고 신기술 기반의 장기 성장 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KB, 색다른 도전

이 행장은 취임 후 주요 경영 전략 가운데 하나로 ‘영업점 혁신’을 꼽았다. 그는 영업점의 세일즈 경쟁력과 플랫폼의 확장 경쟁력을 더하는 전략을 세웠다. 고객의 온·오프라인 접점 모두를 강화하는 ‘옴니 채널’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점포 폐쇄·비대면화가 빨라지는 흐름 속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영업점 ‘나인투식스 뱅크(9To6 Bank)’를 전국 72개 거점에 만든다. 이 지점들은 자산 관리나 대출 상담 등 대면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오후 4시까지인 폐점 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한 특화 지점이다.

이 행장은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직원의 업무 만족도도 높일 계획이다. 해당 지점의 직원은 오전조와 오후조로 구성돼 근무한다. 오전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후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식이다. 전 시간을 활용해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워킹 맘, 자기 계발을 원하는 직원 등 본인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 원하는 근무 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힌다는 것이다.

글로벌 진출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 싱가포르 지점이 새롭게 문을 열면서 아시아 최대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 금융 시장의 자본 시장 부문에 진출했다. 이를 통해 홍콩, 미국 뉴욕, 영국 런던을 글로벌 선진 시장의 사각 편대로 삼고 24시간 공백 없이 글로벌 자본 시장을 커버할 방침이다. 각 지역의 미비한 부분을 서로 보완하면서 기업투자금융(CIB)과 자본 시장 업무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힘쓴다.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지속 가능 채권 발행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친환경 업무용 차량 도입,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의 노력을 경주하는 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ESG 경영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올해도 전략적 기후 대응을 통해 환경·사회적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금융 생태계 조성에 일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할 예정이다.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