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그래픽=박명규 기자
그래픽=박명규 기자
박성호(58) 하나은행장은 2015년 하나·외환은행 합병 당시 통합추진단장을 맡아 지연되던 양 은행의 합병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일조했고 하나금융 정보기술(IT) 전문 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한국 금융권 최초로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장을 지내는 등 디지털과 글로벌 양쪽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에 꼽힌 바 있다.

박 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36세의 나이에 지점장을 맡아 영업 실무와 관리 업무를 수행했고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과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박 행장은 지난해 3월 하나은행장직에 올랐는데 그가 1년간 이끈 하나은행의 성적표는 ‘A’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5704억원을 기록하며 시중은행 2위에 올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만 해당되던 ‘리딩 뱅크’ 경쟁에 합류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슈퍼 앱 전략 드라이브

박 행장은 리딩 뱅크 탈환을 위해 미래 먹거리인 글로벌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신남방 국가에 진출해 견고한 실적을 보였다. 동남아 지역 순익이 1327억원으로 46.3% 증가했는데 관계 기업 방식으로 글로벌 투자 전략을 펼쳐 온 덕분이다. 2019년 말 15%의 지분을 확보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라인뱅크 출범으로 초기 비용이 늘어나며 실적이 악화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순익 감소 폭도 상쇄할 수 있었다.

박 행장은 디지털 전환에도 높은 성과를 보였다. 그가 취임한 1년 사이 하나은행 모바일 플랫폼인 ‘하나원큐’ 가입자가 1300만 명 가까이 늘었다. 하나원큐 내 제로페이 상품권 결제 기능 확대 등 고객의 니즈와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맞춤형 콘텐츠를 구성한 결과다. 박 행장의 도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각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슈퍼 앱’ 전략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고객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즉시 반영할 수 있는 상시 개편 체제로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은 2019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총 3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공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월 기술보증기금과 ‘ESG 경영 및 한국판 뉴딜 기업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ESG 경영 기업의 혁신 성장과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한 1000억원 금융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는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은행과 금융 공기업이 함께하는 첫 협업 체계 구축 사례다. 같은 기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외국인 노동자의 인도적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 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위한 사회적 보호망 강화에도 힘썼다. 한국 체류 중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원 범위를 초과하는 비용을 1인당 100만원 범위 내에서 연간 최대 2000만원을 하나금융나눔재단을 통해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 디지털·글로벌 전문가…리딩 뱅크 경쟁 합류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