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도입에 4조3000억 투자…‘컬처’, ‘플랫폼’, ‘웰니스’ 등 미래 먹거리로
[스페셜 리포트-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략, 트윈 트랜스포메이션] “현재의 CJ는 성장 정체 상태다.”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중기 비전을 밝히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CJ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 신사업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 계획도 내놓았다.
이 회장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CJ의 대변혁을 시작해야 한다”며 새로운 4대 성장 엔진을 제시했다. ‘컬처’, ‘플랫폼’, ‘웰니스’, ‘서스테이너빌리티’ 등이다. 이 회장의 지휘 아래 CJ그룹은 2025년까지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에 4조3000억원 투자를 예고하며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선포했다.“투자자 체감할 수 있는 투자 이어질 것”CJ는 4대 성장 엔진과 관련한 청사진도 내놓았다. 우선 ‘컬처’는 CJ가 생산하는 모든 음악·영상 콘텐츠·식품·뷰티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 제품을 세계인이 즐기도록 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만두·치킨·소스 등 글로벌 전략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를 설립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플랫폼에서는 CJ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물류 인프라 등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의 고객 중심 경영을 가속화해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CJ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슈퍼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웰니스 부문에서는 CJ제일제당의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의 레드 바이오를 확장해 궁극적으로 개인 맞춤형 토털 건강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모든 성장 엔진 탑재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모든 사업에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편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앞세운 친환경·신소재·미래 식량 등 혁신 기술 기반의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탄소 자원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이 회장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그룹의 중기 비전을 밝힌 뒤 CJ는 발빠르게 새로운 변신을 위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웰니스 부문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CJ는 지난해 말 네덜란드의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인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약 76%를 2677억원에 인수했다. 매년 25% 이상 성장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 개발 생산(CGT CDMO)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이어 올해 초 레드 바이오 전문 자회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까지 공식 출범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 회장의 특명에 따라 CJ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고도화해 내부 계열사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스테이너빌리티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들이 곧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CJ제일제당은 세계 최초로 제품화에 성공한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PHA)’ 전용 생산 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연내 완공해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비건’ 트렌드에 맞춰 대체육·배양육 분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도 나섰다.
CJ 관계자는 “4대 성장 엔진을 탑재하기 위해 고객과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 인수 혹은 신규 투자 조치가 올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