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전자는 60년 이상의 제조 노하우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5세대 이동통신(5G)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산 혁신 경쟁에서도 앞서 나가게 됐다.
등대 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매년 두 차례씩 선발하며 한국에서는 포스코(2019년)와 LS일렉트릭(2021년)이 선정됐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LG스마트파크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고객 경험 혁신의 전초 기지”라며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전 제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스마트파크에는 생산 라인을 따라 최대 30kg의 자재를 이송할 수 있는 고공 컨베이어가 설치돼 있다. PCB 기판, 도어 힌지, 정수기 필터 등 냉장고 소형 부품들이 담긴 박스를 컨베이어에 얹으면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고공으로 올린 뒤 부품이 필요한 작업 구간으로 자동 배송한다.
또 생산 라인에 설치된 지능형 무인 창고는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고 부족하면 스스로 공급을 요청한다.
LG스마트파크에서는 AI가 탑재된 로봇이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도맡는다. 컴프레서나 냉각기 등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라인의 로봇 팔은 고주파 용접 기술을 딥러닝하고 카메라로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해 균일한 온도와 시간을 맞춰 용접한다. 용접 후에도 로봇이 냉매 누설 여부를 확인한다. 20kg에 달하는 냉장고 도어를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라인에도 볼트 작업을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는 3D 비전 인식 기술을 갖춘 로봇이 투입됐다.
LG전자는 이번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생산성을 20% 향상시켰고 새로운 냉장고 모델 생산을 위한 라인 개발과 구축 기간도 30% 짧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스마트파크에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해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효율을 약 30% 개선함으로써 탄소 배출량도 감축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지능화 공정 기술을 글로벌 생산 법인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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