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등 비은행 실적은 주춤
KB금융 1위 수성…신한과 격차는 30% 좁혀져

그래픽=배자영 기자
그래픽=배자영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4조원을 돌파했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기준 금리가 상승하자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다만 증권 등 비은행 부분은 증시 조정 등의 영향으로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22일 각 금융지주에 따르면 4대 금융 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4조6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7% 정도 늘어난 수치다.

KB금융지주가 1조453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금융 1조4004조, 하나금융 9020억원, 우리금융 884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KB금융은 1위를 수성했지만 신한금융과 순익차가 527억원으로 전년 동기(781억원) 대비 32% 줄어들었다.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은 작년 1분기와 비교해 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었지만 하나금융을 앞지르진 못했다.

금융지주의 실적을 역대급으로 끌어올린 곳은 은행이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9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했고, 신한은행(8631억원)과 우리은행(7615억원)은 각각 31.5%, 29.2% 늘었다. 하나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667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대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이자 이익은 9조1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뛰었다.

반면 1분기 4대 금융지주 전체 비이자이익은 2조78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3%, 4.4% 증가했지만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5.4%, 4.3% 감소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감소 등 투자‧운용 환경 변화와 금리 상승 등으로 유가증권 시장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 KB금융은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1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00원을 결의했다. 4대 금융지주 중 분기배당을 하는 곳은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이 두 번째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00원으로 결정했다. 4월 중 자사주 1500억원 매입과 소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초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