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도에서 400초 이상 견뎌 열폭주 지연
2023년부터 제품 생산 본격화
e모빌리티 소재 시장 선도

LG화학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특수 난연 플라스틱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특수 난연 플라스틱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세계 최장 시간 동안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하는 배터리 팩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다.

LG화학은 독자 기술 및 제조 공법을 활용해 열에 의한 변형을 방지하는 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열폭주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양한 원인으로 배터리 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열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전압, 과방전 등 단락으로 인해 배터리의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화염이 발생한다. 이때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과 반응성이 높아 화재 시 물로 쉽게 소화하기 어렵다.

LG화학이 이번에 개발한 신규 특수 난연 소재는 폴리페닐렌 옥사이드(PPO)계, 나일론 수지인 폴리아미드(PA)계,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계의 다양한 소재군을 갖고 있는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다.

내열성이 뛰어나 전기차 배터리 팩 커버에 적용 시 일반 난연 플라스틱 대비 긴 시간 동안 열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온도 변화에도 형태를 유지하는 치수 안정성도 우수하다. LG화학의 자체 테스트 결과 1000도에서도 400초 이상 열폭주에 의한 화염 전파를 방지한다. 이는 일반 난연 플라스틱 대비 45배 이상 뛰어난 성능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팩 커버에 LG화학의 신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면 화재 발생 시 연소 시간을 지연해 화염의 확산을 방지하고 운전자의 대피 및 화재 진압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9년부터 연구·개발(R&D)을 지속해 배터리 팩에 적용 가능한 세계 최고 성능의 특수 난연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LG화학은 올해 양산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고객사 일정에 맞춰 2023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 중이다. 팩 커버 공급을 기반으로 추후 자동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소재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스티븐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 사업부장(전무)은 “고객의 페인 포인트 해소를 위해 10년 넘게 꾸준히 연구해 해결책을 찾아낸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컴파운딩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R&D 및 양산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 모빌리티 소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