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IP 활용한 ‘던전앤파이터’·‘리니지’ 시리즈 등도 앱 마켓에서 상위권

[비즈니스 포커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 이미지. 사진=블리자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 이미지. 사진=블리자드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초대작 게임이 PC 모니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줄줄이 이식되고 있다. ‘디아블로’,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등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들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됐다.

특히 가장 최근 출시된 ‘디아블로 이모탈’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원스토어’에 입점해 해당 플랫폼의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 스토어에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원스토어에서는 인앱 결제(게임 내 결제) 수수료가 낮아 제작사인 블리자드는 원스토어에도 입점했다.
모니터→스마트폰, 3040 자극한 ‘디아블로’의 화려한 귀환

출시 하루 만에 10억원 수익

‘디아블로 이모탈’은 블리자드가 출시한 첫 모바일 게임이다. 글로벌 사전 예약자만 3500만 명 이상이 몰렸다. 올해 6월 1일 오후 9시 출시 이후 하루 만에 세계에서 약 10억원(80만 달러)을 벌어들였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를 게임은 유료로 구매하거나 다운 받은 후 즐겨야만 했다. 반면 ‘디아블로 이모탈’은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템 구매 등 일부만 유료인 부분 유료제다.

모바일 앱 시장 조사 업체 앱매직에 따르면 ‘디아블로 이모탈’의 글로벌 플레이어는 △미국 46% △한국 19% △일본 7% △독일 6% △캐나다 3% 등이다. ‘디아블로’는 1996년 출시된 이후 2000년 ‘디아블로2’, 2012년 ‘디아블로3’까지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게임이다. ‘디아블로 이모탈’도 한국에서 인기를 얻는 배경이다.

이 게임은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4위, 애플 앱스토어 1위, 원스토어 1위를 기록 중이다. 구글플레이에서는 6월 14일 기준 50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출시 후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5위에 머물렀지만 6월 14일 들어 4위로 올라섰는데 윗 순위에는 1위 ‘리니지M’, 2위 ‘리니지W’, 3위 ‘오딘’ 등이 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리니지M’과 ‘리니지2M’, ‘리니지W’와 ‘오딘’ 등이 오랜 시간 빅4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이 출시 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리니지2M’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한 게임인 만큼 순위 상승이 기대된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라는 초대형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출시된 게임인 만큼 더욱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에 ‘디아블로’ 시리즈의 차기작 ‘디아블로4’가 출시될 예정인 만큼 ‘디아블로 이모탈’을 즐기던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디아블로4’로 넘어가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게임은 ‘디아블로’ IP로 탄생한 작품인 만큼 익숙한 유저 인터페이스(UI)와 게임 화면이 강점이다. ‘데커드 케인’과 같은 모든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도 있어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게임 배경은 ‘디아블로3’ 이전인 ‘디아블로2’의 사건으로부터 5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디아블로2’가 2000년 출시된 만큼 당시 중고등학생이던 3040세대에게는 ‘디아블로2’의 후속작 같은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이 채택한 자동 전투 기능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유저가 조작 패드를 활용해 캐릭터를 이동시켜야 하고 스킬도 하나하나 눌러야만 한다. 자동 전투에 익숙해진 이들에게는 번거롭게 느낄 수 있지만 ‘디아블로’ 게임에 친숙한 세대에게 ‘게임 노가다’는 모든 시리즈에서 당연하게 해왔던 업무여서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면 PC로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6월 3일부터 서비스됐다. 6월 첫째 주 당시 PC방 이용 통계에서 25위로 데뷔한 이 게임은 현재 15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모바일과 PC의 연동이 자유로운 만큼 많은 이들이 PC로도 게임을 즐기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던파 모바일, 출시날 동시 접속자 100만 명
‘던전앤파이터’는 2005년 출시된 후 넥슨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올해 3월 등장해 출시 첫날 동시 접속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던파’가 가진 IP 저력을 뽐냈다. 출시 후 3개월이 지난 현재 구글플레이에선 매출 6위,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넥슨은 ‘던파 모바일’의 흥행에 힘입어 PC와 콘솔 버전의 격투 게임 ‘DNF(던전앤파이터) 듀얼’을 출시한다. 6월 28일 공식 출시될 예정으로 현재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던전앤파이터’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 게임 격전지에서 큰 인기를 끌어 온 넥슨의 대표 게임”이라며 “한국에선 격투 게임이 롤플레잉게임(RPG) 장르보다 인기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다르다. 대전 격투 액션 게임이 지닌 매력으로 해외에서 높은 판매액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 모바일’은 모바일 게임의 절대 강자다. 매출 순위는 △‘리니지M’, 구글 1위·애플 4위 △‘리니지W’ 구글 2위·애플 10위 △‘리니지2M’ 구글 5위·애플 21위 등이다.

이 중 ‘리니즈M’은 한국 모바일 게임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4월 사전 예약 당시 8시간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고 3일 만에 200만 명, 14일 만에 300만 명을 기록했다. 두 달 동안 진행된 사전 예약에 총 550만 명이 몰려 당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출시 이후에도 사전 예약의 인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출시 이틀 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석권했다. 현재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지키며 한내 유저가 가장 사랑하는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디아블로’, ‘던파’, ‘리니지’의 성공은 한국 게임 유저 1세대인 304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주효한 덕분이다. 최근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3040세대가 학창 시절 즐기던 원작을 모티브로 탄생한 신작 게임을 즐기며 과거를 추억할 수 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