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시작 ‘땅끝마을 해남’ 명현관 해남군수

명현관 해남군수 “ESG 군정으로 변화 모색하는 해남 백년지대계” [지자체장 24시]
전남 해남은 최근 몇 년 사이 소위 핫한 관광지가 됐다. 한반도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어 ‘땅끝마을’이라는 수식어 외에는 달리 특징 지을 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던 지역에 스카이워크와 해상 케이블카로 단장한 관광지가 생겨났고 남도 대표 걷기 여행길인 달마고도와 남파랑길, 해변가에 있는 오시아노 캠핑장 등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명현관 해남군수 취임 이후 생겨난 변화다. 명 군수는 지난 6월 민선 8기 지자체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군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다. 2018년 민선 7기 해남군수 취임 때부터 공정한 군정을 강조하며 쌓은 신뢰와 성과에 보낸 성원이었다.

사실 명 군수 취임 이후 해남의 성실한 군정에 대한 외부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해남군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하는 공약 이행 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SA) 등급을 받았다. 이런 성과를 거둔 곳은 전남 지역에서 해남군이 유일하다. 공약 추진율도 99%를 넘어 군 단위 지방 자치 단체로는 해남군을 포함해 3개 지역만이 해당한다. 국민권익위에서 실시한 청렴도 조사 결과 역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등급을 기록하며 해남군은 지방 행정의 우수 사례로 자주 회자되곤 한다. 명 군수의 의지와 철학의 결과다. 명 군수가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이자 군청 직원들은 속속 정책 아이디어를 냈고 해남군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해남군청 신청사 개관식을 열며 새로운 해남 100년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해남군의 발전과 변화가 눈에 띕니다.
“해남군청 직원들의 노력과 사고 전환이 가져 온 발전입니다. 저는 지방 행정도 경영이라고 생각해요. 행정은 유지와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경영은 있는 자원을 개발해 성장을 이끌어 내는 데 방점이 찍히지 않습니까. 군정도 그래야 한다고 본 거죠. 거기에서 필요한 리더십은 열심히 일할 토대를 만들어 주고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성과에 따른 보상입니다. 그리고 제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쌓는 노력도 필요했죠.”
명현관 해남군수 “ESG 군정으로 변화 모색하는 해남 백년지대계” [지자체장 24시]
군정에 경영을 도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대표적으로 ‘해남미소’라는 지역 특산품 쇼핑몰 사업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쇼핑몰을 연 이후 매년 20억원 내외의 성과를 거두던 사업을 검토하면서 현상 유지가 아니라 발전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매출 목표를 설정하도록 했죠. 어렵게 여겨졌지만 목표를 50억원으로 올리니 그에 맞는 실천 계획이 세워졌고 그해 성과가 53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듬해 목표를 다시 상향 조정해 100억원으로 올렸고 역시 성과는 118억원, 다음해에도 200억원 목표에 226억원의 매출 성과를 보여 줬습니다. 노력의 결과는 고스란히 해남 군민에게 돌아갔고 군청 직원들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

최근에는 지방 행정에 ESG를 도입한다고 들었습니다.
“해남군은 올해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ESG는 지속 성장을 위한 환경 보호와 사회 공헌 활동, 지배 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하고 청렴한 경영을 약속하는 것인데, 주로 기업에서 추구하는 경영 방식입니다. 하지만 지방 행정도 이런 기준과 그에 맞는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관련 사업을 벌여 왔어요. 그리고 지난해 ESG행복경제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전국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ESG 평가에서 해남군이 종합 부문 우수(A) 등급과 거버넌스 부문 최우수(S) 등급을 받았습니다. 군 단위로는 처음이었죠. ESG 개념은 지자체가 반드시 지켜야 할 군정 철학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청렴하게 군정을 이끌고 지역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살피는 것, 군민 모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 등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길인데 게을리할 수 있겠습니까. 기초 지자체 중 군 단위로는 우리가 처음 시작해 지난 1월 선포식을 갖고 부서별로 실천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고 관내 기관 단체 46개소와 ESG 실천 공동 협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명현관 해남군수 “ESG 군정으로 변화 모색하는 해남 백년지대계” [지자체장 24시]
관련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와 탄소중립에듀센터가 해남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는 총 사업비 4079억원이 투입되는 국가 기관으로, 한국 농업 분야의 기후 변화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습니다. 또 총 사업비 425억원을 들여 세우는 한국 최대 규모의 탄소중립에듀센터 역시 연간 방문 교육생 1000만 명이 예상되는 사업이죠. 모두 준공된다면 해남은 농업 관련 친환경 산업과 연구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됩니다. 모든 성과는 군민을 위한 것입니다. 제가 군수직을 맡으면서 우리 군민 모두에게 해남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 목표 하나로 지난 4년여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군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행정을 지향합니다. 직원들에게도 시간 있으면 밖에 나가 군민을 만나라고 해요. 현장에 답이 있고 군민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야 해남군의 발전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남군의 재정 상황은 어떻습니까.
“매년 규모를 키워 가는 중입니다. 2019년 재정 규모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조1494억원을 운영했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군 단위 자치단체 중 가장 큰 규모죠. 예산을 늘리기 위해 세일즈 행정을 펼쳤고 공모 사업에도 매진한 덕분입니다. 2018년 해남 본예산은 약 5000억원 규모였고 지난해는 약 7900억원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도 예산 집행률은 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예산이 증가한 만큼 일도 늘어난 데다 집행률까지 높아졌으니 그만큼 더 많은 사업을 진행했다는 말이고 군민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명현관 해남군수 “ESG 군정으로 변화 모색하는 해남 백년지대계” [지자체장 24시]
대한민국의 힐링 관광 명소로 거듭나겠다고 하셨습니다.
“취임하고 보니 해남을 대표하는 축제가 없더군요. 축제를 하나 만들어야겠다 싶어 생각한 것이 해남의 풍부한 먹거리를 이용한 축제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게 해남 미식 축제인 ‘미남 축제’죠. 관광객도 늘었고 지역 군민 살림도 넉넉해지니 일석이조입니다. 시작한 지 3년 차인데 지난해에는 전남도 대표 축제로 선정됐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최근 해남에는 법정스님 마을도서관의 문을 열었고 땅끝·우수영·두륜산 등 권역을 나눠 각기 다른 관광 트렌드를 접목하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해남은 머무르고 싶은 곳, 해보고 싶은 것 많은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최남단이자 대한민국 국토 순례의 출발점인 땅끝 관광권역은 치유와 힐링을 테마로 트레킹 여행의 명소로 이름을 알리는 중입니다.”

해남의 대표적 관광 자원이 궁금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우수영 관광 권역은 9월 명량대첩 축제 준비가 한창입니다. 스카이워크를 따라 해남 야간 경관 명소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죠. 얼마 전에는 오시아노 리조트호텔 착공식도 열었습니다. 지금은 캠핑장이 들어서 있는데 여기에 총 120개의 객실과 인피니티풀, 야외 테라스 등 시설을 갖춘 4성급 호텔을 지을 예정이에요. 솔라시도 기업 도시도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가고 있어 서울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해남 곳곳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해남은 지역 모두가 관광 자원이고 아름다운 역사와 문화 유적이죠. 해남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식도 고안하고 있는데 그렇게 시작된 사업이 ‘땅끝마실’입니다. 해남군과 민간 단체인 해남문화관광재단이 함께 추진 중인 생활 관광 프로그램으로, 해남군이 인증한 숙박 업체에서 1박 2일 동안 체류하며 장도 담그고 바나나 농사 체험도 하며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거죠. 로컬 관광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지역민들 의지와 열정도 대단합니다.”

명 군수의 군정 사업 열거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3년 반을 돌밭을 갈아 옥토를 만드는 석전경우(石田耕牛)의 각오로 지내 왔다고 자주 말하는 명 군수는 그만큼 노력했고 실천했다. 대한민국의 대표 여행지로 발돋움하는 해남은 명 군수의 말처럼 옥토로 거듭나고 있다.

이선정 기자 sjl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