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에도 비즈니스·프리미엄 항공편 高비율으로 비교 우위
[돈 되는 해외 주식]델타항공은 매출액 기준 미국 대형 항공사(FSC) 1위 항공사로, 1929년 첫 운항을 개시해 뉴욕·보스턴·로스앤젤레스 등 국내에 허브 공항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 노선에서는 서울 인천공항, 도쿄 나리타공항, 파리 샤를 국제공항 등지에 허브를 유지하고 있다. 에어 프랑스·아에로멕시코·대한항공 등과 함께 글로벌 18개 항공사 연합인 ‘스카이 팀’의 창립 회원으로 2000년대부터 조인트 벤처 계약을 통해 에이전시 파트너와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0년 델타항공은 당시 북미 5위 항공사였던 노스웨스트항공을 흡수하며 외형 성장을 지속해 왔다. 국내선 업체인 인데버항공을 100% 자회사로 둠으로써 저비용 항공사(LCC) 경쟁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대응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델타항공의 매출 구조는 국내선 여객(62%), 국제선 여객(14%), 화물(3%), 서비스(21%)로 나뉜다. 지역별 비율은 국내(82%), 대서양(8%), 라틴아메리카(8%), 태평양(2%) 순으로, 국내선 회복 속도가 국제선 대비 상대적으로 빨라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이전인 2019년 72%였던 국내선 비율이 과거 대비 높아진 상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델타항공은 마진 측면에서 타 항공사 대비 비교 우위를 가진다. 첫째 요인은 비즈니스와 프리미엄 항공편의 높은 비율이다. 델타항공은 팬데믹 이전 기준 전체 여객 매출액의 35%를 프리미엄 항공편에서 얻고 있다. 프리미엄 좌석은 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출장·고소득층 수요가 높아 항공편 가격 인상에 수요가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이다. 인플레로 항공사들의 마진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특성은 수익성 방어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유 정제를 수직 계열화함으로써 항공유 상승분에 대해 일부 헤지가 가능하다는 점 또한 유가 상승기 델타항공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델타항공은 100% 자회사인 몬로에너지를 통해 연간 항공유 소비의 80%를 충당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갤런당 항공유 비용을 10% 정도 절감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6월 1일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했다. 매출액은 2019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마진은 기존 가이던스 상단인 13~14%로, 2019년 대비 3~4%포인트 낮지만 점유율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과 지난 3년간 70% 이상 상승한 항공유 가격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2분기 운항 가능량은 당초 예상보다 1~2%포인트 낮지만 항공편 가격 상승으로 단위당 매출액은 7~8%포인트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한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비용 예상치 또한 상향 조정됐다. 연료비 제외 단위당 비용과 갤런당 항공유 가격은 각각 2019년 동기 대비 20~22%, 75%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리스크가 점차 감소함에 따라 항공편 수요와 항공편 가격의 가파른 동반 상승이 연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 국내선 프리미엄 좌석은 이미 2019년 수준을 회복했고 팬데믹 이후 첫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분기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4월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폐지된데 이어 6월에는 외국인의 미국 입국 시 코로나19 검사 결과 제출 의무가 폐지됐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국제선 항공편 수요가 더욱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노선 반등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서양 노선을 중심으로 해외 노선의 본격적인 반등 모멘텀을 고려하면 리오프닝 수혜주로서 항공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프리미엄 대표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주가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 리서치팀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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