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은 인수·합병(M&A)과 신규 사업을 통해 국내외 생산 기지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2010년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2015년에는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프로젝트를 완공해 중앙아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에 신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 10월 한국 화학 산업 최대 빅딜이자 롯데그룹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를 약 3조원에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과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정밀 화학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종합 화학사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2019년에는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 운영하는 최초의 대한민국 화학사가 됐다. 미국 웨스트레이크(Westlake)와 총사업비 31억 달러 규모의 합작 사업을 추진해 루이지애나 주 레이크찰스에 에틸렌 100만 톤을 생산하는 대형 석유 화학 단지를 완공했다. 기존 석유 화학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대신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을 활용함으로써 유가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주 시장 확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1984년 입사 이후 회사의 성장과 번영의 순간을 함께해 온 롯데케미칼 역사의 산증인이다. 중앙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여수공장에서 엔지니어 실무를 시작해 폴리프로필렌(PP) 프로젝트, BTX 공장 증설, 폴리에틸렌 증설 등 여러 사업을 수행하며 석유 화학 산업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축적했다. 현장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그룹 내 석유 화학 사업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12월부터 롯데그룹 화학군을 총괄하며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과 국내외 신규 사업을 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선도적인 기술로 풍요롭고 푸른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는 목표를 담은 새로운 기업 비전과 슬로건 ‘푸른 세상을 향한 앞선 발걸음(Every Step for GREEN)’을 선보였다. 나아가 2030년까지 재무적 목표로 ‘매출 50조원 달성’, 비재무적 목표로 ‘탄소 감축 성장’을 내용으로 하는 ‘2030 비전’을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매출 50조원 달성을 위해 범용 석화 사업에서 지역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확대 등을 통해 2021년 기준 매출액 11조원을 20조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은 기존 스페셜티 제품군 확대와 범용 사업 제품의 고부가화, 바이오 소부장·친환경 소재 등 신규 사업군 진출을 통해 7조원에서 18조원 규모로 늘리며 그린 사업은 수소 에너지 5조원, 전지 소재 5조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2조원 등 매출 총 12조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특히 미래 그린 사업 전략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 2030년까지 수소 에너지 사업은 120만 톤 청정 수소 생산 및 매출액 5조원, 전지 소재 사업은 매출액 5조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100만 톤 이상 생산 및 매출액 2조 원 달성으로 요약된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