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농협금융지주의 수익 구조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농협금융그룹 내 NH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2%에 달한다. 기존 농협금융의 은행 중심으로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농협금융에 대한 배당 및 농업 지원 사업비 지원 등 직접적인 재무적 기여도가 큰 것으로 알려졌고 농협 계열사 간 매년 1조원 내외의 투자은행(IB) 딜 공동 투자를 주선하는 등 범농협 자금운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증권업계 자타 공인 최고의 IB 전문가로 꼽힌다. 2005년 대우증권에서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에 합류한 이후 줄곧 IB 리그테이블 선두를 놓치지 않았고 인수금융과 인수·합병(M&A) 사업을 개척하는 등 증권업계 IB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대표적 인물로 통한다.
또한 시장 변화와 트렌드에도 앞선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2018년 취임과 동시에 업계 최초로 CDO(Chief Digital Officer)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의 디지털 플랫폼 나무(Namuh)는 2020~2021년간 신규 계좌 410만 개를 유치하며 증권업계 대표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높였혔다.
정 사장은 취임한 첫해 5401억원의 영업이익과 3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고 매년 최대 실적을 올리며 2021년 기준 1조29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창사 첫 ‘1조 클럽’을 달성이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성과를 훌쩍 뛰어넘는 9315억원을 기록했다.
WM사업부는 ‘과정 가치’ 평가 제도 도입으로 자산 관리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즉, 기존의 재무적 성과 중심의 평가 방식에서 고객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특히 고객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과정가치’ 기반의 활동성을 영업의 중요한 요소로 삼으면서 고객의 성향 분석과 니즈 파악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IB사업부는 2021년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문별 고른 수익을 올리며 경쟁사 대비 우수한 실적을 거둬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특히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 대표 주관&인수 시장점유율 최상위(top-tier)를 공고히 하고 부동산·대체 투자 등에서 실적을 견인하며 2021년 누적 기준 7690억원의 최대 IB 관련 수익을 기록했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조직 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신설, 가동했다. 외부 컨설팅을 통해 기존의 조직 문화를 진단·분석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방향에 맞도록 정책적·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지원 부서의 비효율 업무 30% 절감,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대면 보고 축소, 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부여하고 전문 인력 양성 체계 구축 등을 과감히 실행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