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는 등 협업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한국 최고·최대의 경쟁사임에도 성과를 내기 위해선 손을 잡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 총회에서 삼성전자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조건이 맞다면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양 사는 협업을 위한 방식을 찾기 위해 여러 각도로 협력 방향을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올레드 패널을 공급 받아 북미와 유럽에 올레드 TV를 판매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올레드 TV를 해외에 판매하려면 세계 최대 올레드 패널 생산 기업인 LG디스플레이에서 물량을 공급 받아야 한다. 공급 가격 등을 두고 이견은 있지만 양 사의 협력은 모두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정 사장의 실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각도에서의 노력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미래 사업의 중심 축인 올레드 부문에서 본격적인 성과 창출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영업손실 1조3594억원을 기록해 적자에 빠졌다.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따른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급락을 극복하지 못해서다. 이로 인해 이 시점을 기준으로 TV용 LCD 생산을 축소하고 올레드 전환에 집중했다.
올레드 집중 전략은 성공했다. 2020년 영업손실을 365억원으로 줄였고 2021년 2조230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레드 사업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본 덕분이다.
2012년 세계 최초로 대형 올레드를 양산한 후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LG디스플레의 대형 올레드는 활용하는 기업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파나소닉·비지오 등 20곳이다.
정 사장은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현재의 기세를 유지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과의 협력 관계 강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글로벌 TV 수요의 절반 정도인 1000만 대 판매 목표로 ‘올레드 EX’ 소자 기술 변화와 생산성도 확대한다.
또한 대형뿐만 아니라 중소형 올레드 투자도 강화한다. 정보기술(IT) 기기 확대에 맞춰 중소형 올레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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