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은 택배 물량 처리를 외주 업체에 의존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물류 인프라 구축에 돈을 투입하는 것보다 전문 회사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은 자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진택배에 일부 외주를 맡기던 배송 물량 중 절반을 자체 배송으로 돌리기로 했다.
한진에 따르면 쿠팡에서 위탁 받아 처리하던 택배 물량은 매달 약 700만 개다. 그중 360만여 개의 물량을 쿠팡이 직접 배송하기로 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에게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로켓배송을 담당할 직원을 쿠팡맨으로 직접 고용하고 택배 차량도 직접 마련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주문량을 처리하지 못해 일부 물량을 한진 등에 맡겨 온 것이다.
김범석 의장은 쿠팡이 영업 손실을 지속해 온 것에 대해 ‘계획된 적자’라고 강조해 왔다. 물류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선 투자가 필수다. 창고를 지을 토지와 운송 인력 및 차량, 인프라 등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이 분야에 상당히 투자해 온 쿠팡은 이제 준비를 마치고 도약의 시기를 엿보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한국에 확보한 물류 창고 등 인프라는 140만㎡ 규모다. 2019~2020년 구축한 인프라 규모보다 크다. 3년간 착착 준비한 인프라는 활발한 배송 서비스로 소비자를 만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사업 모델은 아마존과 닮아 있다. 김 의장이 공개적으로 아마존의 모델을 따르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쿠팡은 창사 이후 누적되는 적자에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아마존의 사업 모델과 흡사하다.
아마존은 창사 이후 7년간 적자에 시달렸다. 소비자의 결속 효과(록인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만들었다.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해 유료 멤버십도 도입했다. 현재 쿠팡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이다.
김 의장이 추진한 쿠팡의 물류 내재화 전략도 아마존이 걸었던 길과 매우 흡사하다. 사실상 쿠팡은 한국형 아마존인 셈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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