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디지코 전략은 들어맞았다. 구 대표 취임 이후 KT의 주가는 6월 24일 종가 기준 약 89% 오른 3만7300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하락세를 걷는 와중에도 KT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25% 상승했다. 시가 총액은 9조원을 넘어 1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구 대표는 그동안 KT의 주요 인수·합병(M&A)을 주도해 온 전략통이다. 경영전략실 출자관리팀장, 전략투자실 전략투자담당, 그룹전략 1담당, 코퍼레이트센터 경영전략담당 등의 자리를 거치면서 전략 전문가로 성장했고 비서실장, 경영지원총괄에 이어 2018년 모바일, 유선전화, 기가인터넷, IPTV 등 KT의 대표적 고객 사업을 총괄하는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을 맡아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2008년 한국 최대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 2011년 BC카드의 인수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고 지니뮤직의 전략적 주주 유치와 성장도 구 대표의 역할이 컸다.
CEO에 오른 후 그의 M&A 행보는 더 빨라졌다. KT는 완벽한 디지코 전환을 위해 AI·로봇·미디어 콘텐츠·디지털 금융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신한은행과 협력하기 위해 4375억원의 지분을 상호 취득하는 내용을 발표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DX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2020년 6월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고 미디어와 콘텐츠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HCN과 현대미디어를 품에 안았다. 또한 2021년 9월 글로벌 데이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글로벌 데이터 전문 기업 엡실론을 인수한 바 있다.
KT의 주가 상승 뒤에는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정책도 자리 잡고 있다. KT는 3년 연속 배당금을 올리며 주주 환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KT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22.7% 올려 1350원을 지급한 데 이어 3월 제40기 정기 주주 총회에서는 지난해 대비 41.5% 늘어난 주당 1910원으로 확정했다. 시가 배당률은 5.9%, 배당금 총액은 약 4500억 수준이다.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이 같은 KT의 자사주 매입 전략은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가 부양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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