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 활발…소비자 만족도 높아 재계약률 86%

[비즈니스 포커스]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서 업무를 보는 이들의 모습 사진=패스트파이브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서 업무를 보는 이들의 모습 사진=패스트파이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사무실(오피스)의 역할이 크게 바뀐 지 오래다.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을 동시에 시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유행처럼 퍼지는 시대다.

이러한 흐름에 오피스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회사는 학습 지원, 조직과 직원의 연계, 동료와의 관계 형성 등을 위한 공간으로 오피스를 제공한다. 업무 공간은 기존의 획일화된 개인 공간과 회의실로 구성된 형태에서 벗어나 협업을 장려하는 공간과 집중 업무를 위한 개별 공간, 여유로운 휴게 공간 등으로 바뀌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로 사무실이 아닌 재택근무를 할 때는 공유 오피스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집과 카페 등에서 집중하기 어려운 직장인은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공유 오피스에서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다.

공유 오피스는 서울을 넘어 지방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광역시와 업무지구 등에서 공유 오피스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영향으로 공유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기 찍고 제주까지…전국으로 퍼지는 공유 오피스
“서울에는 공간이 없다” 지방으로 지점 확대

한국 1위 공유 오피스 기업은 ‘패스트파이브’다. 현재 패스트파이브의 지점은 40개, 1만6000여 기업 관계자가 근무 중이다. 패스트파이브가 업계 1위로 도약한 배경은 서울 강남·을지로 등 번화가에만 진출한 영향이 컸다. 서울 중심가에서 낮은 비용에 기업들이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서울에만 4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경쟁 기업이 다수 등장하면서 지점 확장에 나설 건물이 부족하다는 것이 패스트파이브의 고충이다. 이에 따라 건물 임대료가 서울보다 싸고 이용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 진출을 노리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7월 멤버십 라운지 ‘파이브스팟’ 1호점을 서울 서초에 오픈하고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파이브스팟은 5분 안에 이용할 수 있는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1개월 34만9000원, 10회 이용권 25만원 등의 멤버십에 가입하면 현재 문을 연 홍대·반포·합정 등의 다른 파이브스팟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다.

기존 공유 오피스는 강남과 을지로 등 핵심 업무지구에만 자리했지만 파이브스팟은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홍대·합정·신사 등 주요 상권부터 노원과 일산 등 주거 지역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또한 현재 제주도 등 지방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에는 카카오 등 많은 기업이 자리해 있다. 이들 기업이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취하고 있고 직원들이 제주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근무하는 만큼 파이브스팟 멤버십을 통해 자유로운 업무가 가능하도록 제주도에도 지점을 여는 것이다.

패스트파이브는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사무 공간에 대한 개인과 기업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제주와 지방의 핵심 업무지구에 지점을 구축해 전국 어디에서든 5분 안에 일할 수 있는 공간에 도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경기 찍고 제주까지…전국으로 퍼지는 공유 오피스

[돋보기] 직장인 80%, 주2일 사무실 출근 원한다

전 세계 직장인의 10명 중 8명은 ‘주2일’만 회사로 출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Y컨설팅이 22개국 1500개 기업 임원들과 직장인 1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업 임원 측 응답자의 22%는 주5일 전면 사무실 출근을 시행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직원들 중 80%는 최소 주2일 이상 재택근무를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응답자의 72%는 새로운 업무 방식으로 조직원의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기업의 이러한 응답에 동의하는 직장인은 56%에 불과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