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권 첫 진입 애널리스트 12명…거침없는 분석으로 베테랑들에 도전

[2022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2022 베스트 애널리스트] ‘1990년대생이 왔다’ 미래 주역 될 다크호스들
다관왕은 기본, 수년간 최고 자리를 지키는 화려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게도 ‘처음’은 있었다. 거침없는 사고와 깊이 있는 분석으로 무장한 신예들은 향후 베스트 애널리스트 명단을 장식할 ‘미래의 주연’이다.

2022년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다크호스’는 각 섹터에 데뷔 후 톱10에 처음 진입했거나 2021년 하반기 조사와 비교해 톱10에 오른 애널리스트로 선정했다. 수많은 후보들이 있었지만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연차를 기준으로 5년 전후의 ‘젊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지면을 먼저 할애하기로 했다.

이렇게 선정된 다크호스 명단을 살펴보니 ‘1990년대생’의 파워가 도드라졌다. 1990년부터 1995년생이 대부분으로 이제 리서치센터에서도 ‘세대교체’가 완연히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노련한 ‘1980년대생’들의 활약도 여전했다.

신한 고영민, 전기전자·가전 ‘4위’로 최고 순위

2022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첫 도전하자마자 10위권에 진입한 애널리스트는 모두 12명이다. 전기전자·가전 부문 4위에 오른 고영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수많은 다크호스 후보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1993년생인 그는 2020년 12월 데뷔한 연차 4년이 채 안 된 ‘젊은 애널리스트다. 고 애널리스트는 “주니어 애널리스트로서 편견 없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정보기술(IT) 밸류체인 전반을 발로 뛰면서 공부하는 애널리스트가 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데일리 시황의 이종빈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1년 차에 5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1993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20년 메리츠증권 리서치 어시스턴트(RA)로 입사해 올해 애널리스트로 처음 시장 분석에 뛰어들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업 분석과 투자 전략 RA를 모두 거쳐 균형 있는 매크로 해석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섬유·패션 부문의 정지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5위에 오르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1992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지난 3월 섬유·패션 부문의 애널리스트로 데뷔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소비재는 변동과 변수가 많은 산업이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라며 “기업의 본질 가치를 파악하고 인사이트 있는 리포트를 발간하는 게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KB증권에는 올해 10위권에 처음 이름을 올린 애널리스트가 세 명이나 된다. 정형주(글로벌 ETF), 임재균(채권), 오재영(원자재) 애널리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1991년생인 정형주 애널리스트는 2021년 데뷔한 신예로 연차 1년을 갓 넘긴 ‘루키’다. 데뷔와 함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6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자료의 깊이를 더해 투자자들의 불안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균 애널리스트와 오재영 애널리스트는 채권과 원자재 분야로 옮긴 뒤 바로 각각 6위와 7위로 톱10에 진입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와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의심하면서 검증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애널리스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원자재 시장은 원자재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빠르고 정확한 전망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틸리티에서 8위에 오른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995년생으로 지난해 1월 애널리스트로 데뷔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재생 업황과 기술, 기업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주요 외신과 연구 논문을 읽으며 산업 트렌드를 이해했다”고 말했다.

조선·중공업·기계에서 8위에 오른 배기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씨클리컬 업종에 투자할 때 어려움을 공감하고 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와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1년생으로 서강대학교 수학·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995년생으로, 올해 6월 애널리스트로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통신 섹터 9위로 진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좋은 리서치센터 선배님들과 각 기업 IR 담당자들에게 궁금한 점을 많이 질문하면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인터넷·소프트웨어의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9위),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10위), 글로벌 투자 전략-중국 신흥국에서 정진수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가 데뷔와 함께 10위에 오르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애널리스트로 꼽혔다.
‘화려한 데뷔’부터 ‘비약적 성장’까지
지난해 하반기 조사와 비교할 때 비약적 성장을 이룬 애널리스트 6인도 ‘다크호스’에서 빼놓을 수 없다.

엔터테인먼트·레저 부문에서 7위에 오른 이혜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유안타증권에 입사해 애널리스트로 데뷔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적재적소의 자료와 코멘트로 사장 참여자에게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 데뷔 후 이번 조사에서 데일리 시황 부문에서 7위에 오르며 톱10에 진입했다. 1985년생으로 자산 운용과 주식 운용 등 바이 사이드(buy side)에서 경력을 쌓았고 2021년 10월 애널리스트는 업무를 시작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보험사에서 매크로 톱다운과 자산 배분을, 자산 운용사에서 기업 분석 보텀업과 퀀트 전략 등 바이 사이드 경력을 쌓은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 전략-중국·신흥국에서 7위에 오른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990년생으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순위가 올랐다. 정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와 정책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앞으로도 중국과 신흥국 투자에 도움이 되는 분석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공업·기계의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995년생으로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21년 하반기 조사보다 6계단 뛰어올라 9위에 안착했다. 1년 2개월의 연차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루키’다.

2년 10개월의 연차를 지닌 김인식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ETF 분야에서 지난해 순위보다 상승해 9위에 올랐다. 1992년생인 서승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반도체에서 10위에 오르며 지난해에 비해 상승한 성적표를 받았다.

◆조사 방법

‘2022년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리서치와 부문별 애널리스트 분야는 △신뢰도 및 정확성 △리포트의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 등 4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법인영업 분야는 △주문 및 매매 체결 △고객 관리 △정보 제공 △펀드 수익률 기여 등 4개 항목을 반영했다.

조사 참여 여부 확인, 설문지 배포 및 수거, 조사 결과 분석은 마케팅 전문 조사 기관인 글로벌리서치가 진행했다. 글로벌 리서치는 한경비즈니스가 제공한 금융사와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 현황 리스트를 기준으로 지역별 분포도를 작성했다. 1차 지역별 전화 접촉을 통해 조사 참여 여부와 일정을 확인한 후 e메일로 설문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설문지를 배포하고 수거해 분석했다. 조사는 2022년 6월 13일부터 2022년 6월 27까지 진행했다.

응답자는 모두 1058명이다. 응답자가 특정 금융사나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에게 몰리지 않도록 고루 배포·수거해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한경비즈니스는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기관별 주식 운용 자산(AUM) 규모 등을 기준으로 표본 수를 책정했다.

리서치·법인영업·채권 등을 제외한 부문별 애널리스트 평가는 807명의 주식 매니저가 응답했다. 채권과 신용 분석 부문 애널리스트 평가는 176명이 답했다. 글로벌 자산 배분,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원자재 부문 애널리스트 평가는 75명이 응답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리서치센터) 평가는 응답자 1058명 모두 참여했다.

◆부문별 베스트 애널리스트 조사 방법

총 37개 부문별 애널리스트(스몰캡은 팀, ESG는 리서치센터)의 명단을 각 증권사에서 받아 설문 항목의 ‘보기’로 제시했다. 응답자는 설문에 제시된 보기를 통해 2022년 상반기 가장 우수했다고 생각하는 애널리스트를 순서에 상관없이 2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추천한 애널리스트를 4개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각각 평가한 후 이를 합산해 선정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