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영향에 주택 시장 '꽁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단행과 서울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주택 시장의 매수세가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92.1)보다 0.6포인트 떨어진 91.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18일(9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집을 매수하려는 사람보다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를 말한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며,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를 갖는다. 통상 100 이상으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매수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큰 배경은 한국은행의 '빅스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수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5개 권역 중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낮은 지역은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으로, 전주 79.3에서 이번주 79.1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서남권(영등포·양천·강서·동작)은 90.7에서 90.0로 0.7포인트 내려갔으며,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은 84.7에서 83.2로 1.5포인트 하락했다. 동북권(노원·도봉·강북)은 81.4에서 1.1포인트 하락한 80.3로 나타났다. 강남4구가 속한 동남권은 유일하게 전주와 동일한 91.9로 집계됐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또한 하락세를 그린 것은 비슷하다. 지난주보다 0.9포인트 내려간 88.5를 기록했다. 수도권 매수심리는 지난 2019년 7월29일(88.4)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는 90.5에서 90.0, 인천은 91.6에서 88.5로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한편 서울 아파트 가격도 8주 연속 하락세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에 비해 0.05%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20년 5월 4일 조사(-0.06%)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