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국경제신문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Honda Motor)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다.

이와 관련 양 사는 8월 29일 LG에너지솔루션 본사인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미베 토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 등 관계자들과 배터리 합작 법인 설립 체결식을 갖고, 총 5조1000억원(44억 달러)을 투자해 미국에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공장 부지는 검토 중이며, 2023년 상반기에 착공을 시작해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 및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Acura) 전기차 모델에도 공급된다.

미베 토시히로 CEO는 “혼다는 2050년까지 모든 제품과 기업 활동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이라며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글로벌 배터리 선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높은 브랜드 신뢰도 구축한 혼다와의 이번 합작은 북미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과 긴밀한 협력 통해 전동화에 앞장서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양 사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전기차 생산 확대 및 배터리의 적시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미국 내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합작공장을 함께 건설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합작 법인 설립은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완성차 업체에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공급하며 품질, 기술력 등 고객가치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라며 “이를 통해 고객 포트폴리오 및 북미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미래 경쟁에서의 주도권 확보는 물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또다른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북미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EV+PHEV 기준) 배터리 시장은 2021년 46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만 58%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북미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3개, 스텔란티스와 1개의 합작 공장 건설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 단독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애리조나 원통형 공장 건설도 면밀히 검토 중에 있다. 여기에 이번 혼다와의 합작 공장까지 추가하며 북미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혼다는 북미 자동차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위해 총 48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