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사진=현대로템 제공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제공
한국의 주력 전차인 K2 전차가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8월 26일(현지 시간) 폴란드 모롱그 지역 군부대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4조 4992억원 규모의 K2 전차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22년 7월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1000대 수출 기본계약의 실행계약으로 긴급소요가 발생한 1차 인도분 180대에 대한 세부조건을 담았다.

한국 유일의 전차 생산기업인 현대로템은 1976년 전차 생산 1급 방산업체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한국형 전차 개발을 시작했다. 1984년 최초의 한국형 전차인 K1 전차를 개발해 1990년대 성능개량을 통해 K1A1, K1E1, K1A2 등 개량 모델을 생산한 바 있다. 이후 1995년 차세대 전차를 도입하기 위해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으며 2008년 K2전차의 운용시험을 종료하고 비로소 2014년 양산과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이번 K2 전차 수출은 한국 전차의 기술력과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전차 완성품을 수출하는 첫 사례다. K2 전차의 첫 해외 진출은 향후 다른 국가로의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K2 전차는 한국의 독자 기술로 개발돼 현재 한국군의 주력 전차로 활약하고 있다. 성능면에서도 세계적인 전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또한 독자 개발을 통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의 요구에 맞춘 전차 생산을 할 수 있다.

현대로템의 폴란드 진출 노력은 폴란드 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차세대 전차 도입 계획을 발표한 시점부터 시작된다. 폴란드는 자국 내 구형 전차를 교체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방산기업에 사업 참여를 요청했으며 현대로템은 2020년 기존 K2 전차를 개조해 폴란드 맞춤형 모델인 K2PL을 제안한 바 있다.

특히 이번 K2 전차의 폴란드 진출은 한국 정부의 방산 세일즈 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 올해 6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가진 폴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 방산 부문 협력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5월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한국에 방문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브와슈차크 장관은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비롯한 국내 방산업체를 방문해 한국산 무기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실제 전차를 운용하고 있는 육군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 역시 K2 전차의 사상 첫 수출의 밑거름이 됐다. 방위사업청은 폴란드를 직접 방문해 K2 전차 수출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한국산 무기에 대한 세일즈 활동을 전개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폴란드 수출 물량을 맞추기 위해 방산 관련 인원 신규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로템은 한국군에 납품하는 K2 전차 3차 양산 분을 지속적으로 생산 중에 있다.

여기에 폴란드 수출 물량이 더해지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향후 계획에 따라 추가적으로 신규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K2 전차 수출은 국내에서 전차가 수출되는 첫 사례로 한국군 주력 전차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회임과 동시에 한국이 세계적인 방산수출국가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