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개선 더딜 수 있지만 중·장기 발주 개선과 안정적 수주 가능성 높음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전략]
건설주, 비상을 준비하는 시간[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건설 업종은 투자 매력이 있을까. 먼저 높아진 유가 수준에 비해 올해 발주 시장 개선 속도와 수주 개선 폭이 다소 더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보다 명확한 발주 시장 개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한국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의 입찰 파이프라인이 상반기 대비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점, 유럽과 일본 EPC 기업들의 실적 부진 장기화 속에 한국 EPC 기업이 수익성 위주의 안정적인 수주 전략 추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해외건설협회가 예측한 올해 8월 25일 누적 기준으로 한국 건설사의 해외 수주 규모는 183억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중동 지역 수주가 전년 대비 14.5% 감소하며 부진했지만 아시아 지역 등의 수주 호조에 따라 전체 수주는 증가했다.

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대형 5개 EPC 기업의 2022년 해외 수주 목표는 전년보다 29.0% 늘어난 18조9000억원이다. 5개 EPC 기업의 상반기 누적 합산 해외 수주는 5조7000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약 30.0% 수준이다. 가파른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의 해외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반기 대비 중·장기 입찰 파이프라인이 확연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입찰 파이프라인 증가가 돋보이고 기본 설계(FEED)와 EPC 전략을 기반으로 한 DL이앤씨의 석유 화학 입찰 복귀 역시 관찰된다.

해외 프로젝트 발주 시장을 점검해 본 결과 올해 5월과 비교해 볼 때 글로벌 플랜트 프로젝트 시장 참여자들의 중·장기 시장에 대한 전망이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중동 주요 국가의 중·장기 프로젝트 발주 계획이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한국 EPC 기업 입찰 파이프라인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투자자가 기억해 두면 좋을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2022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프로젝트 시장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주 물량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대부분 글로벌 EPC 기업과 FEED 기업의 전망 등을 종합해 보면 높아진 유가를 바탕으로 주요 발주처의 투자 의지가 높아지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프로젝트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있지만 올해보다 2023년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이 전년도 유가 급락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입찰 중단됐던 프로젝트의 입찰 재개와 마무리가 집중되는 시기였다. 반면 2022년은 주요 발주처가 중·장기 발주 전략을 정비하고 FEED 등을 통해 변화된 전략에 맞춰 본격적 발주 사이클을 준비하는 시기로 보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둘째, 주요 국가별 발주 방향성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카타르가 가스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도 2023년에는 가스 생산과 수출 프로젝트에 집중할 모양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화학·가스 생산·전력(원자력 등) 프로젝트를 균형 있게 진행 중이다. 이집트가 다수의 석유 화학 프로젝트 진행 계획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알제리와 요르단 등이 정유 증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EPC :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등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말이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 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공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뜻한다. 일괄 수주를 의미하는 턴키(turn-key)와 비슷한 개념이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
2022 상반기 건설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