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 ‘팍팍’ 쌓아 주는 네이버·카톡으로 쉽게 보내는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가 추석을 앞두고 선물하기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으로 명절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 잡자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올 추석도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비대면 선물하기 수요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적립금과 선물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 네이버, 명절 프로모션에 ‘적립금’ 적극 활용
네이버는 추석 명절을 맞아 ‘추석 선물대첩’ 페이지를 신설하고 9월 9일까지 18일간 선물 추천 기획전을 진행한다. 페이지는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 최상단에 노출돼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오늘 핫딜 △라이브 △가격대별 △카테고리별 △이벤트 등으로 구성된다.
기획전의 핵심은 ‘적립금’이다. 네이버는 ‘추석 선물대첩’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기본 적립 1%를 제공하고 ‘오늘 핫딜’에서 구매하면 4%의 추가 적립을 제공한다. 일부 라이브에 한해 2% 추가 적립금도 지원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4% 적립이 더해진다. 멤버십 회원이 아니라면 받을 수 있는 최대 적립금이 7%(선물대첩 1%+오늘 핫딜 4%+일부 라이브 2%)이고 멤버십 회원이라면 같은 기준으로 최대 11%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10만원의 상품을 구매하면 일반 고객 적립금은 7000원, 멤버십 고객은 1만1000원이 적립된다.
가격대는 △5만원 미만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 △10만원 이상 등 3가지로 나뉘고 카테고리는 △푸드·헬시 △생활·키친 △디지털·가전 △리빙 △장보기 △뷰티 △주얼리·워치 △패션 △미스터 △해외 직구 △키즈 △펫 △레저·카 △도서 등 14개가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쇼핑라이브도 진행한다. 9월 12일까지 진행하는 ‘추석 선물의 발견’에서는 디자인·패션·라이프스타일 등 미디어가 추천하는 제품과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상품을 선보인다. 디자인 미디어 매체 ‘디자인프레스’는 도예 작가가 직접 빚은 그릇 세트 등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알짜배기 상품을, 미용 만화 크리에이터 ‘된다’는 직접 경험한 아이템 중 만족도가 높았던 뷰티·리빙 상품들로 추천 선물을 구성했다. 이 밖에 리뷰로 입증된 선물들이나 자기다운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인테리어 제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우·홍삼 등 추석 선물 세트부터 부모님을 위한 건강 선물, 실용성을 강조한 선물 등 선물대첩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카톡’ 앞세워 선물하기 수요 잡는다
카카오는 실사용자 47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카카오톡’을 앞세워 선물하기 수요를 잡고 있다. 카카오톡의 활성 사용자 수(MAU)는 4750만 명(올 2분기 기준)으로, 대한민국 총인구(5157만4446명)의 92.1%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내 독립 기업 형태인 카카오의 커머스CIC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8월 24일부터 추석 선물 기획전을 시작했다. 기획전은 9월 12일까지 약 19일간 진행된다. 직전 명절인 올해 설에 진행한 기획전 기간(11일)보다 8일을 더 늘렸다.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카테고리에서 ‘추석선물’ 코너를 ‘생일’ 다음인 둘째 순서에 배치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명절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배치다. 카카오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에는 50대와 60대 사용자의 구매 거래액 증가율이 2020년 대비 각각 145%, 168%를 기록하며 중·장년층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이번 추석에 중·장년층의 수요를 겨냥해 프리미엄 식품과 명품 선물 라인업을 확대했다. 토리버치·마이클코어스 등 핸드백과 지갑 시즌 오프 기획전을 포함해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은 버버리·페라가모·발렌티노 스카프·타이 등을 선보인다.
명절 선물로 자주 찾는 패션 브랜드 폴로 랄프로렌과 뷰티 브랜드인 설화수·에스티로더 외 이솝·AHC·논픽션·비오템옴므 등 일부 베스트셀러 상품은 선물하기 전용 패키지와 포장 서비스, 메시지 카드 등도 제공한다. 이 밖에 고품질 신선식품과 건강기능식품부터 스팸, 동원 참치 등 인기 가공식품 브랜드의 실속형 선물 세트도 마련했다.
또한 카카오는 교환권 상품부터 배송 상품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선물 큐레이션을 강화했다. 이용자들의 선물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선물 추천 기능을 통해 받는 사람의 성별·연령·선물 콘셉트와 금액대를 선택하면 맞춤형 추천 선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세분화했다. 카카오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카카오쇼핑라이브와 함께 진행해 볼거리도 제공한다. 요리 유튜버 ‘고기남자’와 한우 선물 세트 콘텐츠를 진행해 실패 없는 한우 선물 고르는 법, 맛있게 먹는 꿀팁도 소개한다. 정보기술(IT) 제품 인플루언서 ‘가전주부’와는 안마 의자부터 스마트 웨어러블까지 다양한 가전제품 추천 콘텐츠를 선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명절마다 선물하기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강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부터”라고 설명했다.
◆ 6조원대 육박하는 ‘선물하기’, 계속 커진다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2022년 6월 온라인 쇼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선물하기 서비스 등이 포함되는 온라인 쿠폰(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2018년 2조1085억원에서 2019년 3조3800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4조26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5조9534억원으로 확대, 6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92조8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
명절 기간에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더 증가한다. 지난해 추석이 포함된 9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조215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0% 증가했다. 9월 한 달간 집계된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5314억원으로, 전달 대비 10.3% 늘었다. 통계청은 “추석 명절용 선물 세트 등으로 거래액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 시장 규모 현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선물하기 거래액(상위 7개 기업 기준)은 2016년 7736억원에서 2020년 2조9983억원으로 287.6% 급증했다. 연도별 시장 규모는 △2016년 7736억원 △2017년 9685억원 △2018년 1조4243억원 △2019년 2조846억원 △2020년 2조9983억원 등이다.
특히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다.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은 2019년 3조원대에서 지난해 5조원대로 크게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명절 선물하기 프로모션을 강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대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결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도 쿠팡·SSG닷컴·롯데온 등 주요 이커머스가 명절 선물하기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명절 온라인 선물 수요는 엔데믹(주기적 유행)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그래서 네이버와 카카오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의 온라인 플랫폼이나 기업들도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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