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한정판부터 천경자 작품 소액 투자까지…MZ세대의 투자법
한경비즈니스는 1년에 두 번 합본호를 냅니다. 추석과 설날 2주치를 한꺼번에 낸다는 말입니다. 기자들은 이때 약간은 숨을 돌릴 여유를 갖습니다. 물론 온라인 기사도 써야 하기 때문에 마냥 맘이 편할수 만은 없지만요. 이 정도로는 좀 아쉽다는 독자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한경비즈니스 편집진은 올해 썼던 기사 가운데 ‘시간의 간섭’을 받지 않는 기사들을 추려봤습니다. 공부해두거나 읽어두면 상식이 되거나,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10개의 기사입니다. 이를 한곳에 정리했습니다. 연휴 기간 영상에서 벗어나 활자의 세계로 눈을 돌린 독자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물가 상승률이 4%대라는데 우리 회사의 월급은 올해 2% 올랐어요. 해가 지날수록 생활이 빠듯해지는 상황이죠. 결국 재테크가 답인데 주식이나 코인 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해 투자하기가 꺼려지더라고요.”한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민명호(가명)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슈테크(운동화+재테크)’다. 그는 매일 나이키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 ‘드로우’ 일정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일정에 맞춰 스마트폰에 알람을 설정해 둔다. 나이키 드로우는 나이키가 운영 중인 한정판 운동화 추첨 시스템이다. 나이키는 추첨에 당첨된 소비자에 한해 정가로 운동화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구매한 운동화는 리셀 시장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공급은 적은데 수요가 많아 벌어지는 현상이다. 민 씨는 “한 번 당첨되면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수백만원까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얼마 전 당첨된 조던 운동화를 원가 16만원에 구매했는데 최근 50만원에 리셀(되팔기)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대표 투자처였던 주식·코인 시장이 침체 또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적은 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종 재테크’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한정판 운동화뿐만 아니라 고가의 미술품부터 호텔까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이 주목 받는다. 신종 재테크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재미까지 선사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나이키 한정판 신발 구매에 열광
직장인들 사이에서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신종 재테크는 ‘나이키 신발’이다. 신한은행은 자사의 마이 데이터 서비스 캘린더에 나이키 드로우 응모 날짜를 수시로 업데이트하며 ‘재테크 일정’으로까지 등록했다. 투자처로서 나이키 신발이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이키 신발의 투자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드로우에 응모해 당첨되는 것. 별다른 노력 없이 적은 돈(약 10만원 초반)으로 쏠쏠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한 신발업계 관계자는 “비록 당첨 확률이 낮지만 한정된 수량으로 생산되는 신발이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 가격이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둘째는 이미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가격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신발을 구매해 훗날을 기약하는 방법이다.
약 3년째 이런 방법으로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는 30대 직장인 차인호(가명) 씨는 “한정판 운동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희소성이 더 커진다”며 “우량 주식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동화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나이키가 미국 유명 힙합 아티스트 트래비스 스콧과 협업해 내놓은 조던1 운동화는 작년 8월 나이키 드로우를 통해 18만9000원에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이 운동화의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며 현재는 약 2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한 것도 슈테크에 돈과 사람이 몰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 중고 거래를 하려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사진을 찍어 상품을 올리고 직접 구매 희망자와 만나야만 했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인 ‘크림’, 무신사의 ‘솔드아웃’ 등의 플랫폼이 실시간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 줘 클릭 몇 번 만으로 손쉽게 거래가 끝난다.고가의 미술품 조각 투자, 일명 ‘아트테크’도 요즘 주목받는 신종 재테크다. 유명 작가의 미술품은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비싼 값 때문에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만 여겨져 왔다.
최근엔 달라졌다. 천경자·이우환·박서보 화가 등 한국 작가를 비롯해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현대 미술 거장들 작품의 소유권을 수천 개로 쪼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 ‘테사(TESSA)’다. 누구나 쉽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최소 1000원부터 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샤갈·뱅크시 등의 작품을 조각 투자 형태로 잇달아 공개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2020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회원 수는 약 9만 명에 달한다. 그간 거래된 미술품의 금액은 230억원이다.
테사에 투자한 이들이 수익을 내는 방식은 이렇다. 조각으로 쪼개져 공동 구매를 완료한 작품은 경매를 통해 매각을 기다린다. 투자자들에게 판매했을 당시 가격보다 일정 수치(연 환산 15%) 이상 매각이 가능할 경우 조각을 구매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판매 동의 투표’를 진행하고 총 인원 중 찬성이 51% 이상이면 매각이 결정된다. 이렇게 더 비싼 값을 받고 판 수익금을 투자한 조각만큼 나눠 갖는 방식이다.
매각 전이라도 개인 간 거래(P2P)를 통해 분할 소유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수익을 낼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조각 투자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에는 한국 최대 미술품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도 테사와 같은 방식으로 미술품에 조각 투자할 수 있는 ‘소투’라는 이름의 아트테크 플랫폼을 론칭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5000원으로 건물주 꿈 이룬다”
부동산 조각 투자도 신종 재테크로 유행이다. 카사는 소액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플랫폼이다. 특정 건물이 플랫폼에 올라오면 해당 건물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처럼 수십만 개의 디지털수익증권(DABS : 댑스)으로 나눠 투자자들이 거래한다. 5000원에 1댑스를 살 수 있다.
건물의 값어치가 올라갈수록 투자자들이 보유한 댑스의 가치가 높아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3개월에 한 번씩 배당도 하며 향후 건물이 더 비싼 값에 팔리면 매각 차익도 나눠 가질 수 있다. 카사 관계자는 “미술품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가치 또한 우상향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특징 때문일까. 카사는 2020년 12월 역삼동의 빌딩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4개의 건물을 상장했는데 모든 건물이 단기간 완판에 성공하며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서비스 론칭 1년 반 만에 회원 수 15만 명을 돌파했다.
음악 저작권 공유 플랫폼 ‘뮤직카우’에도 꾸준히 투자자들이 몰린다. 뮤직카우는 음악을 만든 제작자 등에게 음원 지분을 매입한 뒤 이를 쪼개 투자자들에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은 부여한다. 한 번 지분 거래가 이뤄진 음원은 주식처럼 개인 간 사고팔 수 있다. 만약 자신이 보유한 음악이 갑자기 인기를 끌어 ‘역주행’하게 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팔지 않고 음원 지분을 갖고 있어도 정기적으로 저작권료도 정산 받는다. 현재 뮤직카우는 누적 회원 수 100만 명, 누적 거래액 3399억원(2022년 2월 기준)을 돌파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서비스 초창기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회원이 대부분이었는데 점차 입소문을 타며 현재 다양한 연령대가 뮤직카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1
김민국 크림 전략리더
“거래액 4000억원 돌파…명품 시계·가방으로 카테고리 확장” 슈테크 열풍은 크림의 실적을 통해서도 가늠해 볼 수 있다.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크림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4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의 운동화 리셀 시장 규모가 대략 6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크림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김민국 크림 전략리더에게 한정판 스니커즈의 가치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한정판 신발의 기준이 궁금하다.
“단순히 한정된 수량으로 발매된 신발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경로로 출시됐다고 하더라도 수요, 즉 찾는 사람들이 많아 나이키·아디다스 브랜드와 같은 공식 홈페이지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없게 된 모델도 한정판으로 분류된다. 이런 제품들이 주로 크림에서 거래된다.”
-크림을 이용하는 이들이 계속 급증하고 있다.
“폐쇄적이었던 이 시장을 투명하게 공개한 것이 먹혔다고 본다. 한정판 신발은 그동안 온라인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알음알음 진행돼 부르는 게 값이었다. 가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걱정도 늘 존재했다. 크림의 특징은 플랫폼에서 그간 거래된 한정판 신발들의 가격을 주식 그래프처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며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한다. 또 거래 당사자가 직접 만날 필요도 없다. 판매자가 크림으로 상품을 보내면 자체적으로 철저히 검수해 구매자에게 배송해 준다. 그래서 가품 사기 피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진품 검수는 어떻게 이뤄지나.
“전문 인력을 보유한 검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검수에 통과한 제품들만 거래된다. 실제 크림은 검수 완성도를 위해 UV라이트·CT·엑스레이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검수 인력 수나 가품 판정 기준 등에 대해서는 크림 만의 고유한 영업 기밀이기 때문에 더 자세하게 공개하기는 어렵다.”
-가격이 갑자기 천정부지로 오르는 한정판 신발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팔고자 하는 사람보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거래 가격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보통 특정 모델의 신발을 큰 영향력을 가진 셀럽들이 신었다는 것이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개되면 급격히 구매자들이 늘어나곤 한다. 또 최근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일이 발생했는데 더 이상 그가 만든 신발을 신지 못하게 되면서 관련 제품들의 값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에 의해 거래되는 신발 값이 정해진다. 다만 언제나 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한정판 신발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발매했는데 인기가 없으면 원가보다 값이 떨어지기도 한다.”
-신발로 시작해 명품 시계와 가방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
“최근 신발뿐만 아니라 공식 유통 채널에서 구할 수 없는 다양한 제품들이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시계·가방·의류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거래 대상 폭을 늘릴 예정이다.”
▶인터뷰2
김민정 서울옥션블루 이사
“아트테크 열풍 더욱 뜨거워질 것” 지난 3월 8일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예술품 조각 투자 사이트 ‘소투’는 밀려드는 접속자들로 난리가 났었다. 이날 소투는 이우환 작가의 ‘대화(Dialogue 2019 4)’를 공개했는데 투자자들이 몰리며 불과 1분 18초 만에 조각 투자 소유권 판매가 마감됐다. 특히 총 구매 회원의 60%를 1980년 이후 출생자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차지해 이들 사이에서의 뜨거운 아트테크 열풍을 심감나게 했다. 소투 운영을 총괄하는 김민정 서울옥션블루 이사는 “아트테크는 미술품 컬렉팅과 재테크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포지셔닝의 서비스라는 점에서 MZ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옥션블루가 소투를 론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오래전부터 미술 시장에 관심만 가져 왔다. 비싼 가격이라는 높은 진입 장벽 때문이었다. 소투는 이처럼 진입 장벽이 높았던 미술 시장의 문턱을 낮춰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해 초 론칭한 플랫폼이다. 그래서 조각 투자라는 완전히 새로운 미술 컬렉팅 방식을 도입했다. 1조각을 1000원으로 설정해 크라우드 펀딩에 익숙한 MZ세대들이 함께 하나의 작품을 사고 조각 투자하는 만큼 배당받는 구조다. 컬렉팅과 재테크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포지셔닝의 서비스다.”
-아트테크가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월급만으로는 살기 어려운 시대가 되면서 MZ세대를 포함한 많은 연령층에게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런데 주식이나 코인은 변동성이 커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미술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 상승률에 맞춰 가격이 오르는 특징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아트테크가 주식과 비트코인을 대체하는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다고 본다. 취향에 투자하는 ‘덕테크’ 그리고 문화·예술을 즐기고 있다는 ‘가심비’라는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도 아트테크가 인기를 끄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소개했나.
“누구나 들어도 알 만한 앤디 워홀과 모네부터 이우환·박서보·백남준·천경자 화가와 같은 한국의 현대 미술 거장들 그리고 MZ세대 컬렉터들에게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쿠사마 아요이 카우스 등의 작품을 조각 투자로 선보였다. 현재까지 소투의 평균 수익률은 16.86%로 집계됐다.”
-회사의 수익은 어떻게 창출하나.
“1조각(1000원)당 11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소투의 평균 수익률은 10%가 웃돈다. 은행의 평균 적금 금리보다 3배 이상 높다.”
-최대 수익률은 기록했던 작품은 무엇인가.
“천경자 화가의 ‘여인의 초상’이다. 21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매년 미술 시장의 열기가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할 때 향후 진행 예정인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큰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세웠나.
“소투가 지닌 최대 강점은 단연 전문성이다. 한국 최대 미술품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의 안목을 소투에 담았다고 보면 된다. 이를 기반으로 미술품을 넘어 보다 넓은 컬렉터블 아이템으로 조각 투자 상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게 아이템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거래 과정에서의 투명성도 제고해 나갈 것이다.”
▶돋보기
“투자자 보호 필요해”…금융 당국 ‘증권 규제’에 쏠리는 눈 신종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금융 당국도 최근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상은 뮤직카우다. 뮤직카우는 저작재산권을 직접 쪼개 판매하는 대신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저작권 수익을 받을 권한을 나눠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주식 거래 형태와 유사하지만 문제는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금융 투자 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관련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뮤직카우의 누적 거래액이 3000억원을 돌파한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증권’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고 결국 금융 당국도 이런 지적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재연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는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증권으로 규정되는 순간 뮤직카우는 자본시장법이 적용돼 미인가 영업 행위를 해 온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증권 모집 신고부터 시작해 의무적으로 이행했어야 하는 절차를 모두 어긴 것이 되는 만큼 영업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카사나 테사와 같은 조각 투자 플랫폼은 이 같은 문제를 피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 금융 서비스에 지정돼 법 테두리 내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상 부동산 신탁 계약에 의한 수익증권 발행 근거 규정이 없지만 이를 허용하고 투자 중개업 및 거래소 인허가를 받지 않고도 증권 거래 중개가 가능하도록 ‘특례’를 부여한 것이다.
참고로 뮤직카우는 혁신 금융 서비스 신청을 했지만 아직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 중이어서 논란이다. 최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금융 당국이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 역시 조각 투자 플랫폼을 잘 살펴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