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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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와 주택 가격 고점 인식이 이어지면서, 특히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9를 기록하며 18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2019년 7월 1일(80.3) 이후 약 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집을 매수하려는 사람보다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를 말한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며,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를 갖는다. 통상 100 이상으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매수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5개 권역 중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낮은 지역은 동북권(노원·도봉·강북)으로, 매매수급지수가 전주 74.9에서 74.1로 떨어졌다.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은 전주(75.7) 대비 0.8포인트 떨어진 74.9로 나타났다.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은 1.0포인트 내려간 76.2, 서남권(영등포·양천·강서·동작)은 0.7포인트 떨어진 86.6, 강남4구가 속한 동남권은 1.3포인트 하락한 87.4의 매매수급지수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도 전주 83.7에서 이번주 83.1로 0.6포인트 내려앉았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또한 전주(87.2)보다 0.5포인트 떨어진 86.7을 기록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의 매매수급지수가 낮아진 것은 연이은 금리 인상과 대출 이자 상승으로 개인들의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크다. 또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원 측은 "급매물만 간헐적으로 팔리면서 일반 매물도 가격도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9월 첫째 주(5일 기준)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포인트 내려간 0.15%의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3년 8월 5일(-0.15%)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전국 아파트값도 전주 하락폭보다 0.02%포인트 늘어난 0.17%의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원이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7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아파트값과 주택 매수심리가 떨어지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