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1.0GPa급 저탄소 판재가 적용된 자동차 부품.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의 1.0GPa급 저탄소 판재가 적용된 자동차 부품.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GPa급 고급 판재 시험 생산 및 부품 제작에 성공했다고 9월 13일 밝혔다.

현대제철은 미세 성분 조정이 가능한 특수강 전기로 정련 기술과 자동차용 초고장력강 압연 기술을 활용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면서도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하지 못했던 고급 판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시험 생산에 성공한 저탄소 판재는 고로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환원시켜 쇳물을 만들어내는 대신 전기로에서 직접환원철 및 철스크랩(고철)을 사용해 쇳물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저감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전기로와는 차별화된 정련 설비를 이용해 구리(Cu), 주석(Sn), 황(S), 질소(N) 등의 품질 저해 원소를 미세하게 제어하는 제강 부문의 노력과 자동차용 외판재 및 초고장력강 생산 기술을 보유한 압연부문의 노하우 등 전사적인 협업을 통해 탄소 중립 전략 차원에서 추진해오던 '저탄소 자동차 고급 판재'라는 제품을 실제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전기로로 일부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1.0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의 생산 및 부품 제작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이번 저탄소 판재 시험 생산의 성공은 해외 완성차 업계가 발 빠르게 저탄소 제품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이룬 성과로 현대제철의 저탄소 제품 공급 및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현대제철은 신규 설비가 아니라 보유 중인 설비를 활용해 저탄소 고급 판재를 생산함으로써 '하이큐브(Hy-Cube)'로 대표되는 현대제철의 탄소 중립 전략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 탄소 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를 발표했다. '하이큐브'는 신(新) 전기로(Hy-Arc)에 철스크랩(고철),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쇳물), DRI(직접환원철)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자동차 강판 등 고급 판재류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시험 생산 성공으로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활용한 저탄소 고급 제품 공급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탄소 중립 기술을 통해 저탄소 제품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