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부산 지역 부품사 두 곳이 핵심 인력과 기술 유출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공방은 결국 법적 분쟁까지 번졌다. 두 회사는 전기차 핵심부품인 소형모터(헤어핀) 생산기술과 관련해 올해 초부터 기술유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전동화 시스템 전문기업인 코렌스EM은 기술 유출 관련 분쟁 중에 있는 SNT모티브의 대표이사와 관련 임직원들에 대해 코렌스EM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다고 9월 13일 밝혔다.

코렌스EM에 따르면 “SNT모티브는 올해 2월부터 코렌스EM으로 이직한 직원들이 SNT모티브 재직 당시 마치 기술 유출 행위를 했던 것처럼 주장했다”며 “SNT모티브는 올해 7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였지만 확인 결과 정작 고소장에는 일방적인 주장만 나열되어 있을 뿐 별다른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SNT모티브 측은 “2017년 3명을 시작으로 2018년 5명, 2020년 이후 현재까지 12명 등 총 20여명이 코렌스의 자회사 코렌스EM으로 이직했다”며 “친환경차 모터 기술이 없던 코렌스가 2017년 SNT모티브 직원들에게 연봉 인상과 승진을 미끼로 이직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SNT모티브는 2012년부터 현대차그룹에 전기차 모터 핵심 부품을 납품하고 있고,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에도 2013년부터 개발한 드라이브 유닛을 납품하고 있다.

SNT모티브는 올해 7월 코렌스로 이직한 임직원 3명과 ㈜코렌스, ㈜코렌스이엠, 코렌스이엠 대표이사를 상대로 부산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업무상 배임을 비롯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의 혐의다.

SNT모티브의 주장에 대해 코렌스EM 측은 “해당 인력은 공개 채용을 통해 회사에 들어왔다”며 “특히 코렌스EM의 기술은 고객사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SNT 기술과 방식이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코렌스EM은 “SNT모티브는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방산업체로 스스로 주장하듯 이 때문에 기술유출방지 시스템이 철저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SNT모티브에서 코렌스EM으로 이직한 직원들의 경우 퇴사 시 보안 관련 부서로부터 자체적 기술유출방지 시스템 등을 통해 검사를 받은 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은 후 퇴사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코렌스EM은 “5~6년이나 경과한 지금에 와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기술이 유출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SNT모티브의 임직원들이 각종 언론과 코렌스EM의 고객사, 부산시 등을 찾아가 '코렌스EM의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코렌스EM이 SNT모티브의 기술을 탈취했다', '부산형 일자리 사업이 위태롭다'는 등 근거없는 비방을 수차례 일삼았고, 이에 코렌스EM은 이러한 위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하여 관련 임직원들에 대하여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이번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