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새 주인 맞는 대우조선해양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 한화 유력 인수 후보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이 2008년 인수에 실패했던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는다. 201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졸업 이후 21년만이자 2009년 한화로의 매각이 무산된지 13년 만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9월 26일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화그룹과 논의 결과 대우조선이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결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본건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은 본 건 투자 유치를 통해 2조원의 자본확충으로 향후 부족자금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13년 전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노조의 반대와 서브프라임 사태 등 글로벌 금융 위기가 겹치면서 포기한 바 있다. 당시 가격은 6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2019년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 결정으로 최종 거래가 불발됐다.

대우조선은 크게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뉜다. 이번 매각은 상선 부문과 방산 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방식이 아닌 두 사업 부문을 모두 한꺼번에 ‘통째 매각’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방산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만큼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시장에선 이번 인수로 액화천연가스(LNG)·풍력 사업의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4월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분석자료에 따르면 총 91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은 2021년 말 기준 80조3880억원이다.

한화그룹은 자산총액 기준으로 삼성(484조원), SK(292조원), 현대차(258조원), LG(168조원), 롯데(122조원), 포스코(96조원)에 이어 재계 7위다.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4위 조선업체다. 올해 6월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자산총액은 약 12조224억원으로, 재계 순위는 39위였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자산 총액이 92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