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광고심리학회 주최 포럼... 기업의 ESG 내재화 강조

"지속가능 소비로 전환하는 새로운 시각 반영해야"
"ESG의 대두에 따라 생산과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습니다. 지속가능 소비와 윤리소비 방향에 따라 새로운 시각을 반영해야 합니다."

7일 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와 EY한영 주최로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소비자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 베스트 프랙티스'에서 안대천 한국광고학회장(인하대 교수)은 ESG로 인한 기업과 소비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안 학회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과 생태계의 변화가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소비에 있어 '균형성'과 '공정성', '환경 보호', '인간 중심'의 키워드가 고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학회장은 특히 최근 ESG로 인한 생산과 소비 행태의 변화에 대해 초점을 맞추며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봤다.

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옥용식 국제ESG협회장(고려대 교수)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 BP'라는 이름으로 성큼 다가온 ESG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옥 협회장은 "IPCC의 연구 결과 기후 변화에 인간의 영향이 명백하다고 나왔고, 이후 ESG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ESG 금융 규모는 현재 500조원 이상이며, 앞으로 전세계 투자 대부분은 ESG로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옥 협회장은 "ESG 전환리스크는 기업의 기술변화를 촉발하고, 기술변화는 소비 패턴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라며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ESG 워싱도 경계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플라스틱 워싱이라는 신조어도 지적되면서 기업의 활동에 대한 감시의 눈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이며 앞으로 ESG 공시가 통합된다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 협회장은 앞으로 지속가능한 소비의 키워드로 기후 변화, 플라스틱, 자연자본 등이 대두될 것으로 봤다. 특히 최근에는 생물다양성이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옥 협회장은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기업들이 ESG에 대해 관리하고 ESG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중대성 평가에 있어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환경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두 가지를 보는 이중중대성의 개념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기조연설자로 나선 박재흠 EY한영 파트너(ESG임팩트허브 총괄리더)는 '국내외 소비자의 지속가능한소비 행동과 기업 대응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21개 업종 142개 기업과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ESG 한영의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조사 결과 해당 기업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아 경제적 지수는 4.7을 기록했고, ESG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아 4.2로 보통 수준으로 나타났다. ESG 중에서는 사회 영역의 긍정도가 31%로 가장 높고, 다음이 환경, 지배구조 순이었다. 다만 소비자가 느끼는 기업 지속가능성이 높을수록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지속가능성 지수가 높은 집단에 대한 소비자 선호는 4.89, 낮은 집단은 3.65로 분명히 나타났다.

다만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 등 경제적 가치보다 지속가능성을 더 우위에 두지는 않는 등 제품을 구매할 때 지속가능성의 인과관계가 불확실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제품의 포장에서 친환경 표지 등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구매의사결정을 하며, ESG에 대한 관심은 많으나 잘 찾아보지 않는 특징도 나타났다. 박 리더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본연의 인식과 구매행동패턴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으로 봤다.

박 리더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가격적정성이 균형 잡힌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평판, 포장, 가격적정성 등 소비에 복잡한 심리적, 맥락적 요인이 많다"라며 "기업들의 지속적이고 세밀한 전략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대건설, CJ ENM, 아이마켓코리아 등 기업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김세원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팀장은 "'가장 비싼 소비재'로서 소비자 요구에 맞춘 친환경 건물 구성과 층간소음 감소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고성능 단열재와 고효율 조명,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갖춰 국내 최초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1++를 받은 고층형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을 조성하고, 'H 사일런트홈 시스템'으로 국내 건설사 층간소음 저감기술 1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EPC(설계·조달·시공) 부문에서 현대건설의 장점을 살려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건설 및 와 차세대 원전, 해상풍력발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소규모 원전(SMR), 수소플랜트 등에 이르기까지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 간 전력거래(PPA) 사업에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김 팀장은 "기업에 있어 ESG를 비용으로만 인식하는지, 기회로 보는지에 따라 대응이 다를 것"이라며 "기업의 ESG 내재화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남우종 CJ ENM 팀장이 '함께하는 미래, YESGO'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CJ ENM의 전략을 공유했다. 남 팀장은 "CJ 온스타일에게 ESG란 고객분들이 추구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이자 우리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생존전략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체 ESG 브랜드인 'YESGO'를 통해 바이오플라스틱을 이용한 친환경 제품, 버려지는 그릇 제품의 재활용과 기부, 친환경 포장 등 CJ ENM이 하고 있는 노력들을 소개했다.

이어 이경주 아이마켓코리아 팀장은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ESG 우수 사례'라는 이름으로 ESG 연계 상품 개발 사례를 나누었다. 예컨대 삼성전자 DX 부문의 임직원 테이크아웃 포장용 비닐봉지 사용 중단에 따라 사업장내 발생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다회용백(에코백)을 개발 및 공급했다.

또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고객에게 설치 후 발생하는 폐지를 수거하여 재생지를 생산하고, 라벨 용지로 재가공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이 팀장은 "ESG를 실행하는 데 있어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필수"라며 "고객과 공급사의 가교 역할을 균형 있게 실행해 상생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신한금융지주 황서영 부장은 신한금융그룹의 ESG 사례를 소개했다. 황 부장은 "ESG는 메인 스트림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신한은 ESG를 경영에 내재화하는 단계로 진화했다"고 말하며 신한의 ESG 3대 전략 방향을 언급했다. 신한의 ESG 3대 방향은 △그룹 중장기 친환경 전략으로 탄소중립금융의 실행력 확대 △국내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역별 스타트업 육성 사업 확대 △금융업의 본질을 살리는 사회공헌 사업 강화 등이다.

황 부장은 "최근에는 ESG 중장기 전략 수립 및 지주 차원의 구동체계 구축을 넘어, ESG 실행과 그룹사 확산으로 국면이 넘어가고 있다"며 "신한은 전 그룹사 전략과제 평가에 ESG 특히 '탄소배출량 감축' 반영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에 ESG 컨설팅 지원 및 포상과 리테일 고객을 위한 ESG 상품을 출시하는 등 ESG와 관련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는 ESG 목적으로 추진한 활동을 대상으로 'ESG 밸류 지수'를 지속 운영해 사회적가치의 순수 창출 금액을 측정 중"이라고 언급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