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시장 진출…뷰티·친환경·건강기능식품 사업 본격 시작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브랜드 ‘자주(JAJU)’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웰니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친환경·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신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 개선 폭이 커지자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 가기 위해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이에 자주는 기존 판매 라인인 의류·생활용품 등과 함께 취급 품목을 늘리면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이 아닌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시장 1위인 CJ올리브영과 유사한 사업 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올리브영 역시 뷰티·라이프·푸드·건기식 등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최근 웰니스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자주가 올리브영의 새로운 경쟁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자주, 차세대 먹거리 확보 박차…건기식 등 웰니스 진출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자주의 기존 주요 판매 부문은 의류와 생활용품인데 최근 사업 범위를 넓혀 웰니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자주는 9월 22일 웰니스 라인을 신규로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뷰티와 친환경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뷰티 카테고리는 비건 인증을 받은 신규 스킨케어 라인을 중심으로 보디·헤어 케어 등으로 구성되며 친환경 카테고리는 세제·잡화·제지 등 생활용품을 준비했다. 대나무 화장지를 비롯해 자연 유래 성분을 사용한 세제, 사용 후 생분해되는 일회용 수세미, 곡물 발효 주정으로 만든 세정제 등이 대표적이다.
자주는 이어 10월 14일 웰니스 사업 확대를 위해 ‘건기식’ 사업 진출도 선언했다. 자주는 원료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고품질의 건기식 제품을 내놓기 위해 프리미엄 건기식 업체와도 손잡았다. ‘종합 비타민’과 이너뷰티 아이템인 ‘콜라겐’을 출시했고 추후 유산균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세대에서도 건기식 구매가 늘자 관련 제품을 출시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개인 위생과 건강, 힐링 등에 대한 20~30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니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웰니스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미국 비영리 기관인 글로벌 웰니스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웰니스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 웰니스 시장 규모는 세계 8위(약 940억 달러, 134조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웰니스 시장의 한 축인 ‘건기식’ 시장 역시 해마다 커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 4조1728억원에서 지난해 5조454억원으로 확대됐다.
자주는 웰니스 라인의 정식 론칭에 앞서 지난해부터 시장 반응을 테스트해 왔다. 고체형 비누 ‘제로바’는 출시 한 달 만에 5개월 치 판매 예정 물량이 모두 완판됐고 대나무 소재의 화장지와 키친타올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 개수 10만여 개를 돌파한 상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웰니스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주 웰니스 라인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라며 “비건 인증을 받은 뷰티 제품과 고체 비누, 대나무 화장지, 자연 유래 성분 세제 등 친환경 생활용품 등이 호평을 얻고 있다. 기능성 의류와 뷰티·건강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주의 포트폴리오는 H&B 스토어 CJ올리브영과 유사해졌다. 올리브영의 판매 라인업은 크게 뷰티·헬스&푸드·라이프 등으로 구성된다.
올리브영 역시 2023년까지 건강식품 매출 2배 확대 목표를 밝히고 헬스 사업 육성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웰니스 시장에서 양 사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최근 3년간 건강식품 매출이 연평균 25%씩 성장하자 ‘올영에서 건강올령’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고객 경험을 확대해 건강식품 대표 판매 채널로 자리 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PL 브랜드 키우기 집중…매출 상승세 이어 갈까자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2010년 이마트로부터 생활용품 브랜드 ‘자연주의’를 인수해 2012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리뉴얼했다. 이후 ‘자주 쓰는 것들의 최상’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자연주의를 지금의 ‘자주’로 개편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자주의 매출이 늘자 성장세를 이어 가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주의 공식적인 매출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자주의 매출은 2010년 13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700억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자주의 실적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속 개선되고 있다. 2019년 이전 연도별 매출은 2016년 2100억원, 2017년 2200억원, 2018년 2300억원, 2019년 2400억원 등이다. 2020년 2500억원까지 늘었고 지난해 2700억원으로 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대표 자체 상표(PL)인 자주의 성장세는 경쟁사로 언급돼 온 무인양품의 상황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무인양품의 지난해 매출은 1146억원, 영업 적자는 45억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간 누적 적자는 162억원이다. 매장은 지난해 기준 39개에 불과하다.
자주는 올해 2분기 기준 총 246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 13개, 대형마트 135개, 기타 98개 등이다. 5년 전인 2017년 2분기(158개)와 비교하면 88개의 매장이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자주의 고객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자주는 신성장 동력을 위해 전문점, 쇼핑몰 입점 등 유통망 다각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특히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해 제품 비중이나 카테고리 품목을 각 채널별·상권별로 특화해 판매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을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객 편의를 우선 순위에 두기 위해 ‘자사 몰’만 고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웰니스·친환경 관련 카테고리를 확장해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 고객층을 사로잡을 계획”이라며 “비대면·모바일·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세대가 자주의 주 타깃층인 만큼 에스아이빌리지 외에도 다양한 제휴몰을 통해 온라인 비즈니스 볼륨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멤버십 확대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서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고관여 마케팅을 강화하고 오프라인에선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유통망(숍인숍 등)을 중심으로 고객과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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