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무크 실버타운 올가이드’ 펴낸 한의사 · 주부 유튜버 공빠·공마

인기 유튜버 “나이보다 젊은 삶 원한다면, 실버타운에서 살아보세요”
전북 익산에서 한의사로 일하는 문성택(이하 공빠) 씨는 주말이면 부인 유영란(이하 공마) 씨와 실버타운을 탐방한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공부하는 엄마 아빠’ 영상 촬영을 위해서다.

처음에는 부부가 은퇴하고 살 만한 실버타운을 견학하며 이왕이면 영상으로도 남겨 많은 이들과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유튜브 채널에는 노후에 살 만한 실버타운을 소개하고 영상을 업로드했다. 1년 새 채널 구독자는 9만 명으로 늘었다. 공빠·공마는 그동안 발품 판 실버타운 탐방기를 모아 ‘한경무크 실버타운 올가이드’를 펴냈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실버타운에 입주해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한의사(공빠)가 실버타운 탐방 유튜버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빠:“한의원에서 고령 어르신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부가 살다가 혼자 되는 경우 쉽게 우울증에 걸립니다. 홀로 식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대안으로 생각한 곳이 실버타운입니다. 식사도 매 끼 챙길 수 있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사람들과 교류도 꾸준히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버타운에 대해 조금 알아보니 바로 이곳이다 싶었습니다.”

-공마도 실버타운에 대해 긍정적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공마: “실버타운 ‘더 클래식 500’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한 달 월 생활비가 600만원 정도인데, 우리가 갈 곳이 못 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죠. 남편이 저렴한 비용으로도 입주할 수 있다고 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요양원이었습니다. 딱 세 군데만 다녀와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실버타운 견학을 하면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실버타운 탐방하며 어떤 점이 인상 깊었나요.
공빠: “지금까지 여러 곳의 실버타운을 둘러봤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입주민들의 만족도였습니다. 90세가 넘은 이들도 있었는데 연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몸도 건강하지만 사고방식도 자유롭고 젊게 느껴졌습니다. 실버타운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를 많이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버타운 탐방은 어떻게 하나요.
공마: “실버타운에 입주하려면 법적으로 60세 이상이 돼야 합니다. 우리는 아직 입주 기준보다 나이가 적어요. 그래서 ‘부모님을 모셔야 해서 왔다’, ‘어머니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영상을 찍어도 되느냐’고 묻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외부인을 제한하고 있어 미리 전화하고 방문해야 합니다. 시설부터 객실까지 모두 둘러볼 수 있고 찾아보면 실버타운마다 식사 체험이나 입주 체험이 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실버타운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공마: “자신이 현재 몇 세고, 이 정도 돈이 있는데 어디가 좋을지 추천해 달라는 메일을 꽤 많이 받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곳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경제력, 건강 상태, 식단 등 자신의 성향을 알고 그중 절대 놓칠 수 없는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세요. 자기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뒤로 자신과 맞는 실버타운은 있는지, 비용이나 위치, 서비스는 무엇인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죠.”

-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공빠: “은퇴를 앞둔 시니어나 부모님을 생각하는 자녀들이 노후 주거지를 생각할 때 막연하게 불안해 하기만 할 게 아니라 실제로 공부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노후 주거지 기본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직접 발품을 팔며 탐방한 실버타운 19곳을 모아 입주 비용, 월 생활비와 근처 편의 시설, 서비스 등 실버타운 입주를 고민할 때 필요한 정보를 담았습니다. 실버타운 임직원들도 책을 읽고 다른 실버타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좋은 점을 서로 벤치마킹해 서비스의 질을 높였으면 좋겠습니다.”

-책에 소개한 알뜰 실버타운과 꿈의 실버하우스를 설명해 주세요.
공마: “알뜰 실버타운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정부에서 실버타운을 벤치마킹한 고령자 복지 주택입니다. 입주 비용이 저렴합니다. 보증금은 약 2000만원, 월세는 5만원 정도죠. 관리비를 포함해도 10만원 이내입니다. 그런데 시설은 웬만한 실버타운보다 좋아요. 1~2층이 복지관, 그 위로 아파트가 있는 주거 형태인데 아래 층에 문화센터와 체육 시설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여가 프로그램도 구성합니다. 꿈의 실버하우스는 노후에 살 만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일반 주거지를 ‘꿈의 실버하우스’라고 이름 붙인 겁니다. 평소에도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 주의 깊게 찾아 봐요.”

-자신에게 맞는 실버타운을 찾는 방법이 있나요.
공마: “한 번 방문하고 결정하지 않아요. 관심을 가지고 몇 번이고 가 보죠. 그러다 새로운 입주 제도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노블카운티는 부부 가구 46평형 기준 보증금이 6억원, 월 생활비가 464만원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생각보다 생활비가 부담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방문했을 때 반액 상각식으로 계약하면 계약 기간 동안 월세를 내지 않고 연령별 기준에 따라 보증금의 절반을 상각하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비용과 시설을 따져보니 못 올라갈 나무는 아니었죠.”

-개인적으로 실버타운을 고를 때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마: “60대, 70대, 80대별 기준을 다르게 세웁니다. 60대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한 곳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교통뿐만 아니라 인프라도 고려하죠. 친구들도 많이 만날 테니까요. 80대에는 여행이 60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을 것이니 건강을 돌보면서 시설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을 거예요. 70대에는 실버타운 중에서도 반드시 한 번 살아보고 싶은 곳에서 살아볼 겁니다.”

-책을 통해 은퇴 앞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공빠: “젊을 때와 다른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자가가 있지만 수중에 자산이 없다면 과감히 정리하기를 추천해요. 주거비용은 자산의 50% 이내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노후에 여유 있게 쓰면 어떨까요. 그다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곳인지 판단하는 겁니다. 직장에서 은퇴한 시니어가 굳이 역 근처로 주거지를 선택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역에서 떨어져 있더라도 병원이나 운동 시설이 가까이 있는 곳이 좋죠. 마지막으로 여가를 즐길 만한 시설이 있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노후 주거지를 선택한다면 편안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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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무크 ‘실버타운 올가이드’는 노후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는 한국의 실버타운 정보를 총정리했다. 고급 실버타운으로 알려진 ‘더 클래식 500’부터 2025년 개원 예정인 롯데건설의 실버타운 ‘VL르웨스트’ 등 전국 주요 실버타운을 소개한다. 입주 비용과 함께 위치, 규모, 월 생활비, 프로그램과 서비스 등 실버타운 입주를 결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빼곡하다. 또한 실버타운을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개념 정리부터 실제 거주 중인 입주민의 현실적인 조언까지 담았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실버타운 외에 정부에서 노인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공급하는 공공 임대 주택인 알뜰 실버타운(고령자복지주택)과 병원·교통·가격 등을 고려해 노후 주거지로 적당한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수원·용인·성남·고양·파주·속초·평창시 등 5곳에서 뽑아 정리한 ‘꿈의 실버하우스’ 정보도 함께 실었다.

윤제나 기자 /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