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판교캠퍼스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판교캠퍼스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카카오 먹통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SK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해결을 위해 3사 최고경영자(CEO) 간 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총수는 10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카카오 장애와 관련된 총수들이 다 모여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 3사 CEO가 모여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해진 GIO는 “배제하지 않고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고 김범수 센터장은 “가능한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도 “추진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최 회장은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이곳에 전산 시설을 둔 카카오와 네이버의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 최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고 피해 보신 사용자, 고객사 여러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10월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최태원 SK 회장이 10월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최 회장은 “(이번 사고에 대한) 피해보상, SK 계열사 배터리의 안정성 확보,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는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화재가 난) 배터리의 경우 무정전 전원장치(UPS) 시스템을 작동시키려고 백업 전원을 가져다 놓은 건데 거기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은 저도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배터리는 불이 항상 날 수 있는 여건을 구비하고 있다. 화재를 무조건 없앤다는 얘기보다는 화재가 난다 해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빨리 끌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좀 더 강화돼야 한다고 믿고 있고, 그런 방도를 연구하자고 내부적으로 논의한 적 있다”고 말했다.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지금은 사고 수습이 먼저이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얘기를 먼저 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고객사와 같이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 원인으로 SK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이 제조한 UPS용 리튬 이온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책임 소재를 두고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SK(주) C&C와 입주사인 카카오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에서는 남궁훈 각자대표가 10월 19일 ‘서비스 먹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먹통 사태로 인해 카카오가 입은 단순 피해액만 150~2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SK(주) C&C의 배상 책임 보험 한도는 70억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지급할 손해배상액까지 포함하면 피해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피해 고객에게 보상한 후 SK(주) C&C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4년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에도 입주사였던 삼성카드가 고객들에게 피해보상을 한 뒤 삼성SDS에 수백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했다.

양 사는 이번 화재 사고 피해 보상 관련 법적 분쟁 대비에 들어갔다. 카카오는 율촌·태평양 두 로펌을, SK(주) C&C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표 로펌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