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디지털 미디어 XPACE…아트 큐레이션·지역 축제 등 참여형 이벤트 선보여

김중만 작가의 사진을 영상화한 미디어 아트. 코엑스 XPACE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예술 작품을 디지털 미디어 매체를 통해 전시하고 있다. (사진=코엑스)
김중만 작가의 사진을 영상화한 미디어 아트. 코엑스 XPACE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예술 작품을 디지털 미디어 매체를 통해 전시하고 있다. (사진=코엑스)
“코엑스에 이렇게 큰 전광판이 있는지 몰랐어요.”
코엑스를 방문했다면 한 번쯤 봤을 대형 전광판은 코엑스 공간사업팀에서 운영하는 광고 매체 엑스페이스(XPACE)다. 엑스페이스라는 브랜드명은 ‘코엑스 디지털 스페이스(Coex Digital Space)’의 준말로 4가지 종류, 14기로 이뤄진 광고판을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소개하기 위해 새로 붙인 이름이다. 코엑스 공간사업팀은 2020년 7월 엑스페이스 사업을 론칭한 이후 로비와 광장 등 실내외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2022 Kiaf SEOUL(한국국제아트페어)’ 전시 기간동안 코엑스 로비 XPACE에 설치된 입생로랑의 광고물. (사진=코엑스)
'2022 Kiaf SEOUL(한국국제아트페어)’ 전시 기간동안 코엑스 로비 XPACE에 설치된 입생로랑의 광고물. (사진=코엑스)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는 XPACE

서울의 대표 전시 컨벤션 센터로 꼽히는 코엑스에서는 매년 2500여 회의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된다. 이 과정에서 제작되는 홍보물의 양은 약 2만1000㎡ 정도로, 무려 축구장 면적의 3배에 달한다. 행사 기간 동안에만 사용되는 목공 배너나 현수막 등은 행사가 종료되면 즉시 수거돼 폐기된다. 현수막은 잉크와 접착제 때문에 재활용하기가 어렵고 재활용하더라도 질 좋은 상품을 만들지 못해 계속해 사용하기가 힘들다 보니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유해 성분을 생각해 보면 일회용 광고물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비환경적인 형태인지를 알 수 있다.

코엑스는 행사 때만 쓰이고 버려지는 일회용 광고 매체를 다면·다각화된 미디어로 변경한 엑스페이스 사업을 2020년 론칭해 기업의 광고·이벤트 등에 활용하고 있다. 4.5m 높이의 ‘엣지 컬럼’, 11m 높이의 세로형 매체 ‘빅 브릿지’, 동서 3층부와 난간부에 설치된 ‘브릿지 미디어’, 전시장 입구에 조성된 ‘게이트미디어’ 등 4가지 종류의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가 그것이다. 이 중 관람객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전시홀 입구의 게이트미디어는 전시회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비전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효과적인 전시회 브랜딩이 가능하고 전시 관람객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조성할 수 있어 코엑스를 찾은 이들에게 더 주목받고 있다.

엑스페이스는 독자적인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최고 품질의 발광다이오드(LED) 모듈을 사용해 선명한 영상과 수준 높은 사운드가 송출되는 것은 물론 LED 피치(Pitch) 2.5mm로 표출되는 고해상도의 화면과 높은 품질의 모듈을 적용해 고퀄리티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기업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고화질 콘텐츠로 다양하게 표출할 수 있어 브랜드의 관심도 뜨겁다. 최근 입생로랑·펜디·티파니·불가리·샤넬 등 유수의 해외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BMW·포르쉐 등 다양한 하이엔드 브랜드와 광고를 진행했고 지난 9월 개최된 ‘한국 국제 아트 페어(Kiaf SEOUL)’ 전시 기간에 대형 디지털 미디어 엑스페이스와 유휴 공간을 완판했을 정도로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부터 코엑스 로비 공간과 XPACE를 결합한 형태로 진행된 ‘선인장페스티벌’. 이 행사는 경기농업기술원과 코엑스가 2016년부터 함께 개최했다. (사진=코엑스)
지난해부터 코엑스 로비 공간과 XPACE를 결합한 형태로 진행된 ‘선인장페스티벌’. 이 행사는 경기농업기술원과 코엑스가 2016년부터 함께 개최했다. (사진=코엑스)
여름 시즌을 타겟으로 기획한 코엑스의 아트 큐레이션 프로젝트 '풍덩한 여름해'. (사진=코엑스)
여름 시즌을 타겟으로 기획한 코엑스의 아트 큐레이션 프로젝트 '풍덩한 여름해'. (사진=코엑스)
단순 광고 송출 넘어 문화 콘텐츠 제공

코엑스 엑스페이스는 기획 단계부터 광고를 송출하는 전광판의 역할을 넘어 경험 제공의 가치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정립하는 데 중점을 뒀다. 코엑스 이동기 사장은 “매주 새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이를 관람하기 위한 참관객들이 모이는 코엑스의 특성을 엑스페이스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디지털 미디어 운영, 아트 큐레이션, 지역 연계 축제 개최 등 다양한 범주의 사업을 통해 코엑스를 찾은 이들에게 풍성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화 예술 분야 신예 발굴을 위한 ‘코엑스 아트 큐레이션 프로젝트’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로, 시즌별로 주제를 설정해 작가들을 모집한 후 선정된 작가의 작품을 엑스페이스를 통해 송출하고 있다. 지난 7월 여름 시즌을 타깃으로 기획한 프로젝트 ‘풍덩한 여름해’는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대형 디지털 미디어가 주는 힘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 성공리에 마친 여름 프로젝트에 이어 ‘가을, 겨울 시즌 프로젝트-타닥타닥 모닥불’이 진행된다. 이번 주제는 모닥불과 어울리는 콘셉트의 작품을 통해 가을·겨울 계절을 함께 공유할 수 있거나 작가들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로 구성됐다. 10월 27일부터 5주간 매주 새로운 콘텐츠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시 30분에 송출될 예정이다.

이 밖에 한글날, 지구의 날, 6·25기념일, 세계 강아지의 날 등 잊고 지나치기 쉬운 각 기념일에 해당하는 키워드와 관련된 디지털 미디어 아트를 기획·제작해 송출하는 ‘코엑스 기억새김 프로젝트’와 강남구와 협업으로 코엑스 광장에서 ‘강남구 소상공인 마켓’, ‘강남구 건축물 전시’, ‘영동대로 케이팝 콘서트’ 등 강남 구민들에게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하는 ‘강남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엑스는 온·오프라인 믹스 행사, 이벤트 주최자(광고주)와 관람객이 함께하는 참여형 이벤트 등 새로운 형식의 행사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강은영 한경무크 기자 qbo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