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 대신 치료 역량 확충 집중
실내 마스크 착용·확진자 격리 의무 유지
12월 이후 유행 정점…하루 최대 20만 명 확진 예상

기존 백신 보다 개량 백신 접종 권고…독감 백신 같이 맞아도 무방

[비즈니스 포커스]
11월 6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월 6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1월 9일 코로나19의 7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공식화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한 지 206일 만이다. 방역 당국은 감염병 3년간 다져진 ‘방역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발적 마스크 착용과 실내 환기 그리고 백신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4주째 증가세를 보이고 감염재생산지수(Rt)도 3주 연속 ‘1’을 웃돌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최근 Rt는 10월 셋째 주 1.09로 1을 9주 만에 넘긴 데 이어 11월 첫 주 1.21로 증가했다.

특히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11월 첫째 주(10월 30일∼11월 5일) 하루 평균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294명으로 집계됐다. 10월 넷째 주(238명)에 비해 23.5%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22명에서 32명으로 늘었다. 한 주 사이 44.2% 증가했다.

전국 병상 가동률도 4주째 상승하고 있다. 10월 둘째 주만 해도 15.8%였던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10월 셋째 주 18.1%, 10월 넷째 주 23.5%, 11월 첫 주 25.7%로 높아졌다.

방역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과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는 유지하되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강제적 조치 없이 유행을 관리할 계획이다.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도 유지하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신규 변이가 출현하거나 치명률이 급증하는 국가에 한해 출입국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진단 검사의 경우 11월 8일 기준 603개 선별검사소와 55개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 중이다. 야간에 운영하는 곳은 101개소, 토요일엔 518개소, 일요일엔 388개소가 문을 연다.

백경란 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이 밖에 약 1만2000개소의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 항원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예측치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조짐이 있으면 신속하게 임시 선별검사소를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12월 이후 유행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5만∼20만 명으로 폭넓게 예측했다. 아직 국내 발생률은 미미하지만 신규 변이 바이러스를 유행 규모와 정점 시기를 앞당길 변수로 꼽았다.

미국·유럽 등에서 유행한 BQ.1.1, BF.7 등 오미크론 세부 변이의 국내 확산 속도에 따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Q.1.1와 BF.7은 9월 셋째 주 0%에서 11월 첫째 주 각각 1.4%, 1.0%로 증가 추세다. 반면 6차 유행의 우세종인 BA.5(오미크론 세부 변이)는 세력이 약해지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검출률은 98.8%에서 91.1%로 감소했다.

당국은 7차 유행에 대비해 2가 백신(개량 백신) 접종 참여를 당부했다. 백 본부장은 “현재 전체 인구 대비 겨울철 추가 접종률은 3%에 불과하다. 고위험군인 60세 이상과 감염 취약 시설 접종률도 각각 9%, 6.9%로 낮은 상황”이라며 “기존의 감염 경험 또는 초기 유행한 바이러스로 만든 단가 백신 접종만으로는 이번 겨울을 안전하게 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과 관련해 방대본 발표 내용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그래픽=배자영 기자
그래픽=배자영 기자
Q1. 개량 백신 종류 뭐가 있나.

2가 백신은 모더나의 BA.1 기반 백신과 화이자의 BA.1 기반 백신, 화이자의 BA.4·5 기반 백신 등 총 세 종류다. BA.1 기반 백신은 임상시험을 완료했고 BA.4·5 기반 백신은 동물실험만 거쳤다. 부작용은 세 백신 모두 기존 백신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사 부위 통증·피로·두통·근육통·관절통 또는 오한 등이다.

Q2. 개량 백신, 신규 변이에도 효과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방역 당국은 기존 백신을 활용한 3·4차 접종보다 오미크론에 대응해 개발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2가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국내에 유입된 변이는 BA.5, BF.7, BQ.1, BQ.1.1, BA.2.75, BA.2.75.2, BA.2.3.20, XBB 등 8개다. 모두 오미크론 변이들의 후손들이다.

7차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변이는 BQ.1, BQ.1.1다. 이들은 BA.5의 일종이다. BA.5가 BA.1에서 나온 만큼 BA.1 기반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나을 것이라고 방역 당국은 예상했다.

다만 이상 반응 등으로 mRNA 백신 접종이 어렵거나 거부감이 있는 경우 노바백스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백신을 맞는 방법도 가능하다.

Q3. 백신 접종해도 코로나19 걸리는 사례 태반인데, 굳이 개량 백신 맞아야 하나.

방역 당국은 2가 백신 접종이 감염 예방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화이자의 2가 백신 중 BA.4·5 기반 백신의 경우 쥐를 이용한 전임상 동물 실험에서 BA.4, BA.5에 대한 중화능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초기주를 기반으로 개발된 기존 백신보다 2.6배 높았다. 감염 예방 효과가 2.6배 높다는 의미다.

모더나의 BA.1 기반 개량 백신의 경우 BA.5에 대한 중화능이 초기주 기반 백신보다 1.69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백 본부장은 “당분간 신규 변이는 오미크론 변이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까지 허가된 2가 백신(모더나·화이자)은 기존 백신에 비해 오미크론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조금 더 우수한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Q4. BA.4·5 기반 백신이 예방 효과가 더 높은 것 아닌가.

방역 당국은 3가지 2가 백신 중에서 권고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 현재 접종 가능한 백신을 가장 조기에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일본 등도 2가 백신을 기존 백신에 우선해 권고하고 있지만 각 나라마다 백신 선택이 다르다. 영국·호주는 BA.1 기반 백신만, 미국은 BA.4·5 기반 백신만 접종한다. 유럽·캐나다·일본은 한국처럼 둘 다 접종 중이다.

Q5. 4차 접종했는데 추가로 맞아도 되나.

2차 접종을 마친 18세 이상이라면 모두 개량 백신 접종 대상자가 된다. 마지막 접종 또는 확진일 기준 4개월(120일) 이후 접종을 권고한다. 3차나 4차 백신을 맞아도 똑같은 시간 간격을 두고 2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현재 2가 백신은 총 1730만 회분 도입이 완료됐다. 모더나 BA.1 2가 백신(721만 회분), 화이자 BA.1 2가 백신(891만 회분), 화이자 BA.4·5 기반 2가 백신(118만 회분)이다.

사전 예약은 코로나19 백신 예약 홈페이지나 1339 콜센터,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 가족의 대리 예약도 가능하다. 잔여 백신 당일 예약은 의료기관 예비 명단과 네이버·카카오 등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잔여 백신 예약을 활용하면 된다.

Q6. 코로나19·독감 동시 유행하는데, 두 가지 백신 한 번에 맞아도 될까.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은 동시에 접종할 수 있다. 한쪽 팔에 둘 다 맞아도 된다. 부작용이 우려되면 양쪽 팔에 따로 접종해도 된다.

방역 당국은 “WHO를 비롯한 국외 권고 기준과 해외와 국내의 이상 반응 모니터링 결과 동시 접종에 대한 위험성은 없다”며 “같은 날 양팔에 각각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