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자산운용, ‘슈로더캐피탈’ 출범…인프라·부동산·사모 대출 전문성 갖춰

[컴퍼니]
포스트 팬데믹 투자처, 인프라·부동산 대출 각광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며 전통 투자처인 주식과 채권의 대안으로 사모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사모자산 중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섹터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비롯한 경기 침체 영향에 대해 방어적 성격을 가질 수 있는 자산이다.

사모자산 분야별로 따져보면 인프라·부동산 투자 상품이 유망하다. 두 분야는 대부분의 수익 구조가 인플레이션과 연동돼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고 대출의 경우 안정성이 높은 자산을 담보로 해 고금리에 따른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일수록 과거 시장 상황 대비 높은 수익률 확보가 가능한 인프라·부동산 대출 채권 투자를 통해 매우 높은 수준의 위험 조정 자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산 운용사 슈로더그룹은 사모자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모자산 전문 브랜드 ‘슈로더 캐피탈’을 출범시켰다. 슈로더 캐피탈의 인프라 투자팀은 신재생에너지, 광통신망, 통신 타워, 소셜 인프라 등 다양한 섹터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슈로더 캐피탈의 인프라 투자 운용 금액은 약 67억 파운드에 달한다. 슈로더는 기존에 한국 11개 기관에서 약 4억 유로를 투자한 바 있는 인프라 대출 펀드의 후속 펀드(Julie III) 자금을 올해 하반기부터 모집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인프라 자산에 대한 순수 대출 성격의 투자로 약 8% 수익률이 기대되고 분기별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슈로더는 투자자들에게 인프라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유럽의 인프라 대출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시장을 소개하기 위한 세미나도 최근 개최한 바 있다.

한편 슈로더는 업계 30년 이상 경력의 나탈리 하워드를 부동산 대출 부문 대표로 영입해 기존 부동산 지분 투자 외에도 부동산 사모대출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슈로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새로운 팬데믹(세계적 유행)의 등장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지만 네 가지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인구 통계학적 관점에서 은퇴한 노인들의 주택 수요는 중간 연령층(35~44세)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이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의 단독·다가구 수요가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세계 전반적으로 가구 규모가 작아지면서 동시에 국제 무역이 둔화하고 디지털 거래는 규모의 성장을 거뒀다. 이처럼 개인주의가 심화될수록 주거 형태는 더 세분화될 것으로 보이고 도시 물류 시설과 물류 인프라도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셋째, 팬데믹은 사무실 공간의 감소를 불러오기도 했지만 효율적인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를 유발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은 사회적 불평등의 균형을 바로잡는데 필수적 요소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개발을 비롯해 젊은층을 위한 저렴한 업무 공간 대여는 고용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다.

인프라·부동산 대출 펀드는 코어 에쿼티 투자 전략 펀드와 유사한 수준의 수익률을 확보하면서 리스크가 매우 낮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슈로더의 ‘유럽 인프라 대출 펀드’는 인프라 사모대출 투자를 통해 약 8%(유로 기준)의 수익률을 추구하고 있고 슈로더의 유럽 부동산 대출 펀드 상품 중 ‘하이일드 펀드’는 유로 기준으로 10~12%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프라·부동산 대출은 실물 자산의 특성을 갖고 있어 경기 방어적이면서 안전성이 높아 동일 등급의 회사채 대비 부도율이 낮다.

한편 인프라 중에서도 유럽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매우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다. 해당 투자의 장기 계약 건이 대부분 인플레이션에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슈로더 캐피탈의 신재생에너지 투자팀인 ‘슈로더 그린코트’가 운용하는 펀드는 인플레이션이 높았던 2022년 투자 수익률이 예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슈로더 관계자는 “슈로더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투자가 기여하는 바를 투자 기준에 반영하는 등 장기적인 비전에 집중하고 있다”며 “주식과 채권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장기적인 투자 추세와 투자 테마 발굴에 노력해 사모 자산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과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