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현대차그룹, 배터리 동맹
“IRA 파고 함께 넘는다”

니켈 함량을 높인 SK온의 NCM9 배터리. 이 배터리는 미국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장착된다.  사진=연합뉴스
니켈 함량을 높인 SK온의 NCM9 배터리. 이 배터리는 미국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장착된다. 사진=연합뉴스
배터리 전문기업 SK온과 글로벌 완성차그룹인 현대차그룹이 북미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간 시너지 효과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11월 29일 현대차그룹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김흥수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미래성장기획실장(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측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주요 전기차 공장에 SK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급 시점은 2025년 이후다. 공급 물량, 협력 형태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 현대차그룹 신공장(HMGMA)을 통해 미국에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에 자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의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미 현대차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및 기아 ‘EV6’에는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에도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FTA)를 맺은 나라에서 생산·가공된 것을 사용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온은 최근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확보를 위해 호주, 칠레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의 자원 개발 업체들과 구매 계약을 맺고 IRA 요건 충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의 생산·가공, 전기차 조립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IRA 제한 규정을 양사간 협업으로 충족시켜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미래성장기획실장(사업부장)은 “이번 북미 지역 배터리 공급 협약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은 “양사간 협력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력으로 북미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과정에서 양사가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