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이뤄진 미국의 전략 변화…인도 ·동남아시아에서 기회 찾을 때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2021년 12월 23일(현지시간)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한 시장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1년 12월 23일(현지시간)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한 시장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패권국인 미국의 외교 전략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관찰된다. 그리고 그 공통점을 통해 보면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국가는 ‘인도(+동남아시아)’다.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한국이 찾을 기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미국은 2번의 탈세계화 시대를 경험한 후 특정 지역을 집중 지원하면서 패권 경쟁국을 견제하며 새로운 세계화를 주도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먼저 1910~1940년대의 탈세계화 시대다. 이후에는 서유럽과 일본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소련을 견제하며 미국 중심의 세계화를 주도했다.

1970~1980년대의 탈세계화 시대 이후에는 중국과 동아시아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소련(1991년 이후에는 러시아)을 견제하며 미국 중심의 세계화를 주도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우리는 탈세계화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배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금융 위기와 코로나19 사태다. 바뀐 조건이라면 지금의 미국이 견제해야 할 패권 경쟁국은 중국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를 판단하기 위해 과거 미국 외교 전략의 역사를 확인했고 여기서 평행 이론이 확인된다. 결론은 ‘인도’ 그리고 동남아시아다.

첫째 배경은 패권 경쟁국과의 지리적 인접성이다. 이는 곧 패권 경쟁국의 팽창을 저지할 수 있는 지리적 인접성을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지원, 즉 마셜 플랜을 받은 지역은 서유럽이었다. 서유럽은 당시 소련의 세력권이었던 동유럽 국가들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었다. 1971년부터 미국은 중국과 국교 정상화에 나섰는데 중국은 소련과 지리적으로 맞닿은 국가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 중 어떤 나라에 주목해야 할까. 미국의 외교 전략이 러시아를 향할 리는 없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더 이상 지원의 필요성이 없을 정도로 성장한 국가이고 미국의 동맹국이다. 남은 것은 중국의 남서쪽에 자리한 ‘인도 또는 동남아시아’다.

둘째는 패권 경쟁국과의 정치적 대립 관계다. 패권 경쟁국을 견제하는 목적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소련과 동유럽은 공산주의 이념이 지배한 국가들이다. 그에 반해 서유럽은 민주주의 이념이 지배했던 국가들이다. 정치적으로 대립 관계에 있던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중국과 소련은 1969년 국경 분쟁을 정점으로 관계가 악화되던 중이었다. 미국으로서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중국을 이용할 수 있던 상황이었고 중국으로서도 미국의 힘을 통해 소련의 무력 압박을 극복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인도는 중국과 여러 차례 국경 분쟁을 했던 경험이 있는 국가다. 따라서 중국의 팽창 의지를 저지하면서도 향후 중국과 손잡을 리스크가 없는 국가다.

마지막으로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패권 경쟁국에 뺏겨서는 안 될 중요한 지역이다.

과거 유럽의 패권국이었던 영국·프랑스·독일이 소련에 지배하에 놓이게 되는 경우를 미국은 과연 상상하고 싶었을까. 이는 산업혁명의 주역인 유럽 국가들의 생산 시설들이 소련에 넘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유럽의 수많은 인구가 소련에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동아시아 지역 패권국이었다. 특히 세계 최대 인구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인도는 남아시아의 패권국이었고 현재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이다.
인도의 거대한 노동력과 소비 시장은 미국의 다음 세계화 시대 준비에 필수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
2022 상반기 데일리 시황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