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부문 올해의 CEO
[2022 올해의 CEO] 2022년 백화점업계는 최대 호황을 맞았다. 명품 소비 열풍이 일며 백화점업계의 실적도 크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의 성장세는 단연 돋보였다. 주요 백화점들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뤄 냈다. 현재 추세라면 2023년 업계 1위가 롯데백화점에서 신세계백화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백화점의 비약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오랜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혁신을 이끌어 온 정유경 총괄사장이 자리한다.정 총괄사장의 경영 철학은 확고하다. 백화점이 고객에게 ‘설렘’을 주는 공간으로 창조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 왔다.
정 총괄사장이 중점을 두고 추진한 신세계백화점 ‘랜드마크 프로젝트’도 그의 이런 생각에 기반해 추진된 사업이다. 신세계백화점의 랜드마크 프로젝트는 백화점을 지역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신세계백화점의 ‘퀀텀 점프(대도약)’를 위한 핵심 신사업으로 2016년부터 무려 2조원을 투입해 실행에 옮겼다.
당시 내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정 총괄사장이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시기는 온라인 쇼핑의 급격한 성장이 나타나던 때였다. 오프라인 점포들은 위기를 맞았고 백화점은 ‘이대로 가다간 망한다’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총괄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과감한 역발상 투자를 단행하며 서울 강남점 증축 리뉴얼, 부산 센텀시티점몰, 대구신세계, 디에프 명동점, 신세계 김해점, 신세계 하남점, 대전신세계 오픈까지 광범위한 규모의 백화점들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나갔다. 특히 이 백화점들을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단순하게 물건을 사는 공간이 아니라 먹고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며 모객에 나섰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각 지역에서 거대한 면적 아래 다양한 콘텐츠를 입힌 신세계백화점은 다양한 목적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며 지역의 명소가 됐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이 고공 성장 중인 배경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중화된 개념인 ‘편집숍’을 신세계백화점의 대표적 이미지로 만든 것도 정 총괄사장의 작품이다. 신세계는 1996년 업계 첫 생활용품 편집숍인 ‘피숀’을 열었고 2000년에는 한국 최초의 패션 편집숍 ‘분더샵’을 오픈했다. 2016년에는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를 선보이며 K-뷰티의 신세계를 열었다.
또한 해외 패션 트렌드에 대한 안목을 바탕으로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해외 트렌드 세터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를 들여와 고객에게 발 빠르게 선보인다’는 전략을 통해 편집숍을 여러 장르로 확대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쇼핑의 신세계를 선보여 온 정 총괄사장은 “앞으로도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차별화된 공간과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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