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경함한 1만7584명 대상 조사…55개 기업 우수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2년도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는 각 기업의 소비자 보호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를 직접 경험한 소비자가 소비 단계별로 기업의 소비자 권익 및 소비자 권리 보호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는지를 평가해 지수화했다.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환경에서 소비자 권익의 선행 관리를 통해 산업 전반의 소비자 보호 경영을 확산하고 나아가 산업 전체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2022년 KCPI조사 결과, 신한은행·KB국민은행·광주은행·교보생명·삼성증권·귀뚜라미 등이 각 업권에서 2년 연속 소비자보호지수 우수 기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IBK기업은행·BNK부산은행·하나카드 등이 새롭게 소비자 보호 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KMAC는 소비자 권익(권리) 강화를 위해 크게 두 가지를 제안했다.

소비자 권익(권리) 보호의 개념과 중요성은 과거에도 국가 및 기관 주도의 법·제도적으로 강조돼 왔지만 실질적으로 업의 내부 통제 체계나 소비자 보호를 위한 활동의 중요성은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시장 환경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비자 문제를 정부의 개입을 통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 정책의 목표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통해 시장 경제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 및 기존 규제 정책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지원 정책’, ‘조정 정책’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의 권리는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에서 주목받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수준을 평가하는 여러 지표에서도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공정 거래, 개인 정보 보호, 품질 관리, 데이터 보안, 화학적 안정성, 금융 상품 안전성 등은 사회(Social)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반영돼 있다.

향후 기업의 ESG 정보는 소비자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이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친환경 이슈나 공정성 이슈에 대한 ‘가치 소비’ 확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잘 이행하지 않거나 허위·과장 광고를 할 경우 소비자는 이를 ‘불공정’하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소비자 보호에 대한 기업 내부 체계 마련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이러한 움직임은 범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소비자가 기업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는 지금까지 간과돼 왔다. 실제 작년과 올해 결과를 살펴보면 소비자 보호 내부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기업일지라도 실제 해당 기업의 상품·서비스를 구매(이용)한 소비자들의 느끼는 체감도는 훨씬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2022년 조사 결과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다음 중 누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2.8%는 ‘기업(사업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주권의 흐름 속에서 기업은 더욱 안전하고 제품과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판매·세일즈 과정과 소비자 불만·피해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채널을 효과적으로 구축함과 동시에 이를 소비자가 잘 체감되도록 기업의 내연(內延) 과 외연(外延)의 간극을 좁혀 나아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소비자 보호는 기업 경영에서 고객 불만이나 민원 발생 이전에 선제적·예방적으로 관리해야 할 테마인 것이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기업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활동이 실제 소비자의 경험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체감 지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토대로 개선 활동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결과 발표
KB국민은행, 상품 개발·판매·사후 관리 리스크 ‘최소화’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결과 발표
KB국민은행은 '고객중 심 경영'이라는 모토 아래 금융 사고 예방 시스템 구축을 지속해 왔다. 특히 소비자 보호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금융 소비자 보호 조직을 중심으로 회의체를 운영해 정책을 수립하고 편중 판매 위험 모니터링, 상품·고객 사후 관리까지 모든 금융 단계에서 고객과 고객의 자산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선 상품 개발 단계에서 상품위원회 부의 전 소비자보호부 신상품 소비자 영향 분석을 실시한다. 소비자보호부는 상품위원회 단독 부결권을 보유한 유일한 부서다. 상품 판매 단계에선 영업점 및 비대면 채널 대상 상품 판매 프로세스 이행 여부 조사를 시행하고 분석 결과 개선 필요 사항이 발생하면 영업점 및 해당 소관 부서로 안내해 개선을 요구한다. 이후 고난도 금융 투자 상품 및 65세 이상 고령자 비예금 상품 판매 시에는 고객의 원금 손실 가능성 인지 여부 등을 해당 녹취 자료 모니터링과 해피콜 사후 조치 현황 점검 등을 통해 확인하는 등 사후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불완전 판매 예방을 위해 판매 자격 제한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펀드, 신탁 상품 해피콜에 의해 불완전 판매 조치 대상으로 확인된 계좌의 판매 직원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판매 자격을 정지하는 ‘판매인 삼진 아웃제’를 운영 중이다. 판매 자격 정지 외에도 불완전 판매가 빈발한 직원에 대해서는 관련 포상에서 제외해 판매 실적 증대를 위한 불완전 판매 유인을 제거한다.
삼성증권,· 대표이사 직속 CCO 선임…디지털 자산 관리 강화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결과 발표
삼성증권은 고객의 권익을 더욱 두텁게 보장하기 위해 2019년부터 대표이사 직속의 금융 소비자 보호 총괄 책임자(CCO)를 별도 선임하고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소비자보호센터를 산하에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고객의 권익 침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상품 개발, 상품 판매, 사후 관리 등 전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체계화한 것에서 나타난다. 상품 판매 후 고객 보호를 위한 프로세스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디지털화에 발맞춰 모바일 설문을 통한 해피콜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증권은 고객의 목소리를 경영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매월 부문 총괄, 산하 임원 및 팀장 전체가 참여하는 VOC 데이를 개최하며 이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주관하는 VOC 협의체로 확대해 매 분기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디지털 자산 관리 역량을 강화해 맞춤형 자산 관리를 구현하고 있다. 2020년 신설된 디지털자산관리본부는 투자 상담부터 업무 문의까지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자산 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전화 한 번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상담 서비스는 물론 채팅 상담 및 화상 상담도 가능하다.
교보생명, 회사의 비전을 ‘고객 중심’으로…체감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결과 발표
교보생명은 회사 비전 체계 및 경영 방침에 ‘고객 중심’을 명시하고 매년 중점 추진 사항에 소비자 보호 실천을 위한 실행 방침을 구체적으로 담는 등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문화 실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고객의 말씀은 항상 바르고 빠르게 응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객의 요구 사항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하고 제안 사항은 소중하게 검토해 VOC를 통한 경영 지원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2022년은 금소법 시행 1주년으로 금융 소비자 권익 보호 실천 환경 조성을 위해 ‘소비자 보호 헌장 선포 및 소비자 보호 실천 다짐 행사’를 진행했다. 다짐 행사 이후 전 임직원과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핵심 가치인 ‘고객 중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게 하고 QR코드를 활용한 퀴즈 풀이를 통해 금소법의 주요 내용에 대한 리마인드로 완전 가입 실천 및 소비자 보호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보험 비즈니스 핵심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가입·지급·고객 불만 단계의 혁신적 개선을 추구해 왔다. 이 중 고객 불만 영역에서는 ‘VOC 신속 처리 대상건’을 선정해 영업 현장 및 콜센터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유형을 선발하고 ‘사전 협의 간소화’를 통해 담당 부서 간 복잡한 상신, 승인 프로세스를 단순화해 고객의 요청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개선했다. 이를 통해 처리 기일이 5일에서 0.8일로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 신속성을 꾀했고 처리 속도와 처리건의 감소뿐만 아니라 고객의 사소한 요청이 지연 처리로 인해 대외 기관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했다.
하나카드, 민원 신속 대응 워킹 그룹 ‘1Q헬퍼’ 매일 아침 운영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결과 발표
하나카드는 2022년 ‘다시 손님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정하고 그간 공급자 관점에서 설계·운영돼 온 소비자와의 관계를 원점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고객의 소리(VOC)에 그 누구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가 주관하고 유관 부서가 참여하는 민원 신속 대응 워킹 그룹 ‘1Q헬퍼’를 매일 아침 운영하고 있다. 이슈 발생 시 24시간 이내 담당 부서와 VOC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도출해 실제로 이행될 때까지 점검·관리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유사 수신(주식 리딩방) 사기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급증했는데 소비자 피해를 조기에 포착하고 유관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유사 수신, 현금 융통 등 취약 계층에 금전적 피해를 가져온 금융 사기 사례를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을 통해 조기에 포착해 타사 대비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함에 따라 금융 감독 기관에서 우수 사례로 평가받기도 했다.

소비자 스스로 금융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실제 보이스 피싱 사례를 재현한 동영상은 조회 수가 3만6000회를 돌파하며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큰 글씨 이용 대금 명세서, 느린 말 상담 서비스, 수화 상담 서비스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디지털 취약 계층인 장애·고령 소비자의 편의성을 확대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금융 소비자 피해 예방 주력…’비예금상품위원회’ 신설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결과 발표
IBK기업은행은 선제적으로 은행장 직속의 금융 소비자 보호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판매 전 단계에 걸친 점검을 실시하는 등 견고한 컨트롤 타워를 구축했다. 또 금융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를 통해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등 소비자 관점의 실효성 있는 내부 통제 체계를 구축했다.

2021년 기업은행과 금융 계열 자회사로 구성된 ‘IBK금융그룹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를 신설해 금융 소비자 보호 관련 이슈에 대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 올해는 59개의 해외 영업점에도 각 국가의 언어로 제작된 ‘IBK 글로벌 금융 소비자 보호 헌장’을 제정했다.

기업은행은 무엇보다 금융 소비자 피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2021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비예금 상품의 선정, 판매, 사후 관리의 전 과정을 심의하는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신설하고 3단계(투자상품 정책협의회→내부통제합동심의→비예금상품위원회 의결)의 세밀한 프로세스를 통해 금융 소비자 피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또 금융권 최초로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계좌 개설용 사업장 실태 조사’ 제도를 시행해 대포통장 개설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금융 취약 계층 보호를 강화하고 거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2017년 ‘동행(同行)창구’를 도입했다. 금융 취약 계층 고객이 소외받지 않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포용 금융을 실천할 예정이다.
BNK부산은행,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 소비자 보호 실천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결과 발표
BNK부산은행은 ‘금융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 가치임을 인식하고 금융 소비자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고객 중심의 영업 체계 확립을 통한 금융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대면·비대면 채널 외에도 고객 만족도 조사, 고객 패널, 정책자문단 등을 활용하고 있다. 고객의 관점에서 영업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반영한 상품 개발, 서비스 강화 및 제도 개선을 진행하며 금융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해 불완전 판매 예방 활동을 강화했다.

BNK부산은행은 금융 취약 계층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먼저 이동 점포 차량을 활용한 ‘찾아가는 금융 서비스’ 시행으로 고객의 금융 거래 접근성 제한을 해소했고 고령층의 주거 비율이 높은 부산·경남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만 60세 이상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은행권 최초의 ‘시니어 서포터즈’ 제도를 도입, 디지털 금융 소외 고객에 대한 업무 지원 및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의 보이스 피싱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을 도입해 해외 서버 접근 시도, 사기 유형 거래 등을 자동 차단하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V-FDS와 KT모바일 후후(whowho)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해 금융 사기를 사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바일 폰에서 수집되는 사기 정보를 수집·분석·모니터링해 보이스 피싱을 예방하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