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자신만의 달력은 인생 나침반”

[서평]
모든 시절의 나를 기록할 때 삶은 바뀐다
100년 인생 달력
오스미 리키 지음 | 홍성민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6000원


“나의 인생은 얼마나 남았을까.”

매일매일 밀려오는 일과와 분주한 일상에 치여 사는 우리에게 위 질문은 막연하기 그지없다. 당장 내일도 알 수 없는데 인생의 앞날을 어떻게 생각한다는 말일까. 하지만 저자 오스미 리키는 이 질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남은 인생의 나날을 기록해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많은 사람의 ‘지금’이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물론 아무도 자신이 죽을 날은 알 수 없다. 다만 이 책 ‘100년 인생 달력’에서는 건강 수명과 평균 수명을 통해 남은 생을 짐작하게 하고 여러 질문을 던져 과거·현재·미래 전 생애를 차근차근 기록하게 한다. 몰랐던 과거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현재의 자신을 이해하고 미래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오스미 리키 저자는 도쿄 디즈니 시, 디즈니 리조트에서 프로젝트 기획·관리 운영을 20년간 맡았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즈니 철학을 전달하며 일본항공·시세이도·NTT 등 일본 굴지의 기업들의 인재 육성 등에 힘썼다. 수많은 사람의 변화를 이끌었다. ‘100년 인생 달력’에서도 월트 디즈니의 인생 가치관을 기본으로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가시화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준다.

월트 디즈니는 여섯 가지 요소로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을 분류했다. 일, 가족·인간관계, 돈, 건강, 배움, 취미 등이다. 이 모든 요소는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일, 가족·인간관계, 돈, 건강이 삶의 중심이라면 배움과 취미는 삶의 만족도를 높여 준다.

하지만 우리는 삶의 여러 가지 과제에 치여 중심 가치들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치들도 챙기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이 요소들을 하나씩 챙길 수 있도록 인생 스토리보드를 쓰게 한다. 디즈니에서 모든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스토리보드가 개인의 100년 달력이란 형태로 바뀐 것이다.

책 속 저자의 이야기와 질문을 읽고 100년 달력에 기록하거나 답변을 생각함으로써 10대·20대·30대·40대의 자기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루, 1년을 넘어 전 생애를 살펴봄으로써 지금부터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는 자신을 이해하고 싶고 삶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흐르기를 바란다. 하지만 일상은 지루하게 반복되기 십상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일시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온다. ‘100년 달력’은 늘 반복되는 일상,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자신만의 달력을 만들게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과거를 재인식하고 현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등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다음의 질문들을 던진다.

“과거 일했던 곳은 어디이며 그때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과거)
“나의 인생을 구성하는 요소가 어떻게 되나.”(현재)
“지금 이 순간부터 무엇에 시간을 쓰며 살 것인가.”(미래)

어느 때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어느 때는 용서할 수 없던 최악의 순간을 기록하며 우리는 오롯이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당연히 모든 시절의 자신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무미건조하게 살았던 자신, 매 순간 망설이다 최악의 선택을 했던 자신 등 어떤 자신은 지우고 싶은 모습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질문들은 슬프고 괴로웠던 순간도 인생의 소중한 순간으로 바꿔 주는 타임캡슐이 될 것이다.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없어도 괜찮다. 어떻게 앞으로의 생을 사랑하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동안 자신의 역사를 온전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해 끝에 앞으로 나갈 힘을 얻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100년 달력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겪었다. 전 생애를 들여다보면서 어떤 이는 삶의 방향성을 새롭게 찾고 어떤 이는 무심코 흘려보낼 뻔했던 것들을 새겨 넣는 경험을 얻었다. 실제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된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어느 일본 독자의 서평처럼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볼 책’이다.

박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