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미증유의 경제 위기,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야”

[스페셜 리포트 :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 주요 로펌 핵심 경쟁력]
양영태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사진=이승재 기자 

1963년생. 서울대 법과대학. 연수원 24기.
1995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2000년 법무법인 지평 수석파트너. 2005년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 2008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현).
양영태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사진=이승재 기자 1963년생. 서울대 법과대학. 연수원 24기. 1995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2000년 법무법인 지평 수석파트너. 2005년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 2008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현).
“2023년에 미증유의 경제 위기가 온다고 하죠. 기업에서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영태 지평 대표변호사(연수원 24기)는 2023년 국내외 경제가 금융 위기에 실물 위기까지 포함된 복합 위기로 변화하면서 기업의 분쟁 심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금리 상승에 투자가 주춤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채무 분쟁과 주주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지평은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권 분쟁 관련 서적을 2023년 상반기에 펴낼 예정이다. 양 대표변호사는 “소위 대리·과장급 등 기업 실무자 중에서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은 이들이 손에 꼽힐 정도”라며 “이럴 때일수록 로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실무자들이 2023년 위기 정세를 파악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활기를 띠었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이 경영난 속에 주춤할 것이란 예상에는 고개를 저었다. 양 대표변호사는 “ESG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관리해야 할 비재무 요소이므로 경제 위기에서도 여전히 의미가 있고 필요한 경영 활동으로, 불황기에 위축될 수 있는 사회 공헌과는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인권과 환경 실사가 필수적인 상황이 되고 있고 ESG 공시도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며 넷 제로는 탄소 국경 조정 제도 등을 통해 무역 장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와 시민 사회에서 ESG 워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평은 한국 로펌 중 ESG 업무를 처음으로 시작하고 선도해 왔다. 변호사뿐만 아니라 딜로이트·EY·KOTRA·현대경제연구원 등에서 컨설턴트 등 전문가를 영입해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이승재 기자
사진=이승재 기자
탈세계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럴수록 로펌의 해외 사업은 승승장구다. 지평 역시 적극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평은 현재 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캄보디아와 중국·러시아 등 8곳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양 대표변호사는 “코로나19·전쟁·경제 위기 등으로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대체로 선방하고 있다”며 “이미 진출한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인도·유럽, 중동·아프리카 등의 해외 업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평은 이 같은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2023년에도 도약과 성장을 넘어 확장세를 이어 갈 계획이다. 앞서 지평은 2021년 매출 1050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 클럽’에 진입하며 ‘한국의 7대 로펌’ 대열에 합류했다.

2022년 한 해 지평은 매출이 커진 만큼 규모도 키웠다. 특히 2022년 2월 숭례문과 서울역 사이에 있는 그랜드센트럴 빌딩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해 ‘숭례문·서울역 시대’를 열었다. 양 대표변호사는 “보통의 로펌은 변호사에게 창문이 있는 좋은 방을 제공하게 되는데 이번에 확장 이전하며 변호사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창 달린 방을 줄 수 있도록 공간을 혁신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변호사는 지평의 경쟁력으로 지평 사람들과 좋은 기업 문화를 꼽는다. 이번 공간 변화도 ‘사람’에 초점을 맞춘 지평 특유의 문화를 보여주는 예시다.

인재 충원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윤성원 대표변호사(전 광주지방법원장, 연수원 17기), 박정식 대표변호사(전 서울고검장, 연수원 20기) 등 한국 변호사 37명, 외국 변호사 4명, 공인회계사 1명, 전문위원 3명, 컨설턴트 5명 등 총 50명을 영입했다. 여기에 산업 안전 수사 경험이 풍부한 박정식 대표변호사와 윤상호 변호사(전 공안부장) 영입을 계기로 산업안전·중대재해팀에서 ‘중대재해대응센터’로 몸집을 키웠다. 또 박승대 변호사(전 남부지검 차장검사, 연수원 30기) 등 금융 증권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금융증권수사대응센터’를 출범했다.

양 대표변호사는 “올 한 해 유능한 전문가들을 영입하며 의미 있는 다수의 업무 성과를 냈다”며 “‘고객이 만족하고 구성원이 행복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로펌’을 만들자는 비전에 공감하는 훌륭한 인재들이 계속 모여 고객과 구성원은 물론 동시대인들이 사랑하는 로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평은 변호사 500여 명의 대형 로펌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한국 변호사 245명, 외국 변호사 49명 등 총 327명의 전문가를 두고 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