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로펌 평가 밴드 B 4개 항목 모두 1위…'송무 강자' 바른 2위

[스페셜 리포트 :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 밴드B 전문성 평가]
IPO·형사에 강한 지평의 독주…전통 강호 강세[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한경비즈니스는 2010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변호사’ 조사를 진행해 왔다. 로펌과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사내 변호사들과 주요 대기업 법무팀에 설문지를 돌려 가장 뛰어난 역량을 가진 로펌과 변호사가 누구인지 물었다. 로펌의 실수요자인 이들이 직접 로펌의 경쟁력을 평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2022년에도 한경비즈니스는 한국사내변호사회와 공동으로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를 선정했다. 이번 조사는 이전과 다르게 평가를 진행했다. 대형 로펌들을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랐다. 6개의 대형 로펌을 ‘밴드A’로 분류했다. 6개의 대형 로펌은 모두 500명 이상의 변호사를 보유했고 매출이 2000억원 이상인 로펌들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로펌들을 ‘밴드B’로 나눠 각각 전문성을 평가했다. 베스트 변호사 역시 밴드A와 밴드B로 나눠 선정했다. 이 같은 분류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향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수정할 계획이다.총 2145명의 사내 변호사와 법무팀 담당자들이 이번 설문에 응답했다.


지평의 독주와 견고한 ‘톱5’.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평가 ‘밴드B’ 결과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6대 로펌을 제외한 ‘밴드B’ 전문성 평가에서는 전통의 강호들이 강세를 보였다.

지평이 4개의 평가 항목에서 전부 ‘최고 로펌’에 오르며 종합 1위를 차지했고 바른이 그 뒤를 이었다. 산업의 흐름이 급변하는 만큼 로펌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견 로펌은 형사·노동·공법 등 특정 분야에서 고도화된 전문성을 지니고 있고 지식재산권(IP)·정보기술(IT)·금융 자문 등 세분화한 시장을 파고들며 성장한 부티크 펌도 2022년 약진했다.

밴드B의 전문성 평가는 로펌들의 주요 업무 분야를 4개(기업 송무, 기업 자문, 형사, 공법 등)로 나눠 부문별 점수를 매겼다. 지평, 모든 항목에서 1위 차지
IPO·형사에 강한 지평의 독주…전통 강호 강세[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한국 최대 로펌들과 경쟁하고 있는 지평은 밴드B 평가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총 6565점으로 2위 바른과는 2500점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기업 송무, 기업 자문, 형사, 공법 등 모든 항목에서 최고 로펌 자리에 올랐다. 2000년 창립한 지평은 도약과 성장을 거쳐 확장기에 접어들었다. 2021년 연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했고 전문 인력은 300명이 넘는다.

지평은 건수 기준으로 3년 연속 기업공개(IPO) 자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수·합병(M&A)과 부동산 거래, 금융 등의 분야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합작법인 설립, 한일홀딩스 매각 자문, 유안타증권빌딩 매입 거래 자문 등을 수행하며 꾸준한 성과를 냈다.

2022년 본사 이전으로 ‘숭례문·서울역’ 시대를 연 지평은 2022년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형사그룹에 힘을 줬다. 2022년 박정식 전 서울 고검장과 윤성원 전 광주지방법원장 등 ‘특수통’을 대표변호사로 영입해 형사그룹의 역량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박승대 전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윤상호 전 동부지검 부장검사 등 전관 변호사를 대거 영입했다.

박승대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 대기업 비자금 사건, 상장사 횡령·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공직자 뇌물 사건 등을 수사한 이력이 있는 특수 수사와 금융·증권 분야의 전문가다. 지평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합수단 부활 등의 이슈에도 선도적으로 대응했다.

2위를 차지한 바른은 전통적인 ‘송무 강자’다. 기업 송무, 형사, 공법 부문에서 2위에 오르며 종합 점수 4038점을 얻었다. 바른은 2022년 박재필 총괄대표, 이동훈·이영희 경영대표 체제로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최근 들어 송무와 자문을 아우르는 현안 위주의 특별 팀을 구성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바른은 2022년 송무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중국 에너지 회사의 보증부사채를 기초 자산으로 한 16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건에서 주선 업무를 담당했던 한국 증권사를 대리해 1심 전부 승소를 이끌어 냈다. 업무 담당자와 해당 회사에 대한 특경법 위반(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죄에 대한 형사 소송에서도 전부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한국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기지를 건설하면서 발생한 어민 피해 보상 소송에서는 한국가스공사를 대리해 9년 만에 승소했다.
업무 다각화·전문성 강화로 승부 본 중견 로펌종합 3위에 오른 대륙아주는 ‘기업 자문’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륙아주는 2021년 11월 한국의 대형 로펌 최초로 의결권 자문사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법률 시장을 넘어 해외 법률 자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국의 대형 로펌 최초로 미국 워싱턴D.C. 사무소를 개소한 후 자문사(D&A Advisory, Inc.)를 설립했다. 미국 현지 상황에 맞게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나 현지 오퍼레이션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자문, 방산·보안 등 미국 시장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서비스 제공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10월에는 서울문고를 대리해 회생 계획 인가를 받았다. 대륙아주가 회생 절차 신청부터 인가 전 M&A 자문, 회생 계획안 인가까지 서울문고를 대리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

4위에 오른 동인은 2022년 중대재해그룹을 꾸리고 가족법센터와 기업법센터를 발족하며 업무 다각화에 나섰다. 가족법센터는 서울가정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로 이뤄졌고 기업의 분쟁 사건을 전담하는 기업법센터는 대기업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최근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임대차 분쟁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변호사들이 임차인과 임대인을 위해 신속·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임대차분쟁대응팀’을 출범시켰다.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 출신 최석규 변호사를 재영입했고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한 전 헌법재판관 출신 서기석 변호사도 영입했다. 법원에서는 홍창우·변민선·이은정 전 부장판사를 영입해 가사 송무의 전문성을 높였다.

5위 충정은 기업자문 분야에서 30년간 경쟁력을 쌓아왔다. 특히 얀센·아스트라제네카·길리어드 사이언스 등 유명 다국적 제약 회사를 고객으로 둔 제약·의료팀의 전문성이 인정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등 한국 유수의 대형 병원에 특화된 전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6위는 로고스였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영입하며 화제가 됐던 로펌이다. IT 기업 법률 자문에 강한 린은 7위를 차지했고 30년 넘게 기업 법무 영역에서 경쟁력을 쌓아 온 케이씨엘이 8위였다.

조세 분야에 특화된 부티크펌 가온(9위), 정보통신기술(ICT)스타트업 전문 부티크펌인 세움(11위) 등 전문성을 강화한 부티크 펌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IPO·형사에 강한 지평의 독주…전통 강호 강세[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IPO·형사에 강한 지평의 독주…전통 강호 강세[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