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기축 통화로 자리 잡은 결정적 계기는 원유의 결제는 오직 달러로만 한다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약속 때문이었다.
1974년 석유 파동이 터지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맺었다. 이 협력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국가 안보를 보장받게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달러의 지위를 더욱 높게 올릴 수 있었다.
2022년 들어 페트로 달러의 자리를 노리는 국가가 생겨났다. 주인공은 중국이다. 2022년 12월 10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정상 회담을 마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상하이 석유·가스 거래소를 충분히 활용해 원유 위안화의 결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미국 달러화의 기축 통화 지위에 흠집을 내고 위안화를 국제화로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나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페트로 달러’는 미국에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협약이다. 2017년 실권을 잡은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과 중국 중 어떤 국가와 더욱 친밀한 노선을 걸을지도 주목된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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